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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종섭, 소환 요청 모양새에…딜레마 빠진 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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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기간 조사 땐 실익 없고

미룰 땐 호주행 명분 주게 돼

‘도피 출국’ 논란을 빚다 귀국한 이종섭 주호주대사(전 국방부 장관)가 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재차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며 ‘소환 조사 촉구서’를 제출했다. 공수처는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이 대사의 조기 귀국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한 공수처가 조사 시기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사 측은 이날 입장을 내고 “공수처에 소환 조사 촉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조사 준비 기간이 있었으니 이번에는 당연히 공수처가 소환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에 수사권이 없어 수사 외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수사 외압은 정치 프레임이지 법률적으로는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공수처는 이날 입장을 내고 “이 전 장관의 소환 조사 촉구서를 접수했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대사 귀국 소식이 알려진 전날부터 말을 아끼다가 소환 조사 촉구서가 접수되자 이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것이다.

공수처는 조사 여부와 시기를 고심하고 있다. 공수처에는 이 대사 출국 전까지 2~3주가량의 시간이 남아 있다. 현재로선 어느 쪽을 택해도 공수처에 유리할 게 없는 상황이다. 이 대사가 국내에 머무는 동안 불러 조사하면 지난 7일 첫 조사처럼 조사의 실익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압수물 분석과 하급자 조사가 끝나지 않아 이 대사를 조사할 여건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이 피의자 자진 출석 요구에 맞추느라 주도권을 놓친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반면 조사를 미루면 이 대사가 호주로 돌아갈 명분을 만들어주게 된다. 이럴 경우 여권은 출국 논란 등의 책임을 공수처에 돌릴 수 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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