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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결국 22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오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오후 3시 52분께 법원에 도착한 오재원은 '마약류를 언제부터 투약했는지, 선수 시절에도 투약했는지, 증거를 숨기기 위해 탈색하고 제모한 것이 맞는지,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오재원은 영장실질심사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해 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현재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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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오재원은 지난 10일 함께 있던 여성의 신고로 한 차례 마약 혐의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자 오재원을 귀가시켰고, 이후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인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9일 신병을 확보한 뒤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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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했던 오재원의 선수생활
2003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72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오재원은 이후 경희대를 거쳐 2007년 두산에 입단해 본격적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571경기 4321타수 1152안타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289도루.
입단 당시만 해도 고영민(은퇴)을 비롯해 팀 내 쟁쟁한 내야수가 많았다. 현실적으로 오재원이 많은 기회를 보장받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오재원은 근성 있는 플레이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고,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러면서 2010년을 기점으로 두산의 주전 2루수로 거듭났고, 이듬해까지 두 시즌 연속 30도루를 달성하며 팀의 기동력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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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벌크업을 시도해 이전보다 중장거리 타구가 늘어나는 등 타격 면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오재원이다.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2018년에는 132경기 473타수 148안타 타율 0.313 15홈런 81타점 1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32로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오재원은 리더십도 인정받아 2015년, 2018~2021년 팀의 주장을 맡았고 한국시리즈 우승 2회, 준우승 2회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만큼 오재원은 야구팬들 사이에선 '우리 팀 선수라면 든든하지만, 다른 팀 선수라면 까다로운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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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끝이 아니었다. 오재원은 대표팀에서 경력을 쌓기도 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대표팀 일원으로 활약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영광의 순간을 맞이했다.
하지만 오재원은 2019시즌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으로 1할대 타율에 머물렀다. 2022시즌 18경기 출전에 그친 오재원은 결국 시즌 도중 현역 은퇴를 결심했다. 그리고 그해 10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최종전에서 오재원의 은퇴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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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은퇴 발표 당시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태형 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주장을 하면서 자기 야구까지 잘해야 하니 오재원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주장 역할을 정말 성실하게 잘했다. 감독으로서 오재원이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또 김 감독은 "처음 감독이 됐을 때 오재원을 주장으로 지명한 건 아니었다. 딱히 할 만한 선수가 오재원 외에는 없었다"고 농담을 던진 뒤 "내가 몇 년 동안은 주장을 계속하라고 했다. 본인 야구가 생각만큼 잘 안될 때도 있었고 힘들기도 했을 것 같은데 잘해냈다. 오재원이 주장을 하면서 유격수 김재호와 그라운드에 나란히 서있으면 기가 정말 셌다. 상대와 기싸움도 잘해줬다. 또 팀을 대표해서 무슨 일이 있으면 먼저 나서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고 전했다.
은퇴식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진 오재원은 "갈 때는 내 발로 가고 싶었다. 두산의 사람이고 두산의 직원이기 때문에, 허락해주신다면 누구에게 휘둘리는 게 아니라 내 발로 가고 싶었다"며 "평생 잘할 순 없으니 성적으로 얘기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다.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했다고 자부한다. 나보다 연습량이 많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김재환 선수밖에 없을 정도로 2009년부터 단 하루도 풀로 쉬어 본 적이 없다. 그랬기 때문에 그런 노력들이 조금 인정 받는 것이 감사하다. 마지막에 성적이 좋지 못한 부분은 죄송하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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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 새로운 변신, 그 끝은 '최악'이었다
오재원은 그라운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자신의 인생 2막을 열었다. 시작점은 모델 활동이었다.
더 나아가 오재원은 방송 활동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한 스포츠 전문 채널의 해설위원을 맡으며 야구계로 돌아왔다. 현역 시절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던 오재원이기에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해설위원 오재원'은 기대 이하였다. 문제가 되는 발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재원은 장차 NC 다이노스 입단을 꿈꾸는 야구 꿈나무에게 “인생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 “두산이나 LG 트윈스 등 서울 쪽으로 올라갔으면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해당 선수가 창원 연고지 학생이고 NC의 지원을 받는 선수라는 충분한 설명에도, 그는 경솔한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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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선 "코리안특급(박찬호)을 매우 싫어한다.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 응원했던 마음, 그 감사한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 (박찬호가)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1~2명이 아니다. 그것에 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 해설을 하면 말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아닌 걸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박찬호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파장이 커지자 오재원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하루 동안 회초리를 맞았고 기분이 나빴을 분들을 생각하면 당연하다 생각한다. '국민'이란 단어에 실망하고 기분이 나빴을 분들께 다시 한 번 송구의 말을 전해 드린다"며 "단순 인터뷰라고 전해들었고 유튜브에 나온다는 것은 당시 소속사에서도 듣지 못한 내용이었다. 페이도 당연히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번 일에 대한 비난과 질책을 피하지 않겠다. 그리고 말을 하기 전,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깊이 새기겠다"고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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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끝이 아니었다. 오재원은 지난해 6월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를 해설하던 중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으로 질타를 받았다. 당시 SSG 최정을 향한 삼성 양창섭의 몸에 맞는 볼에 대해 "이것은 대놓고 때린(맞춘) 것”이라며 의도성이 있는 행위라고 주장했고, 이후 양창섭이 최정을 향해 탈모하며 사과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나오자 "이건 사과할 필요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논란은 경기 종료 이후에도 계속됐다. 양창섭이 자신의 SNS에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는 탈무드의 문구가 적힌 그림을 올리자 오 위원도 자신의 SNS에 '어리석은 사람은 들은 것을 이야기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본 것을 이야기한다'는 탈무드의 내용을 게시해 맞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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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났다. 1회초를 앞두고 중계방송에 SSG의 수비위치 그래픽이 소개되는 과정에서 키플레이어로 선정된 선발투수 조성훈에 대해 '스윕을 부탁해'라는 문구가 나왔다. 그러자 오재원은 "조성훈 선수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는데, 화요일에도 좋은 투구로 이어졌다. 오늘은 꼭 승리투수를 하면서 스윕을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오재원이 중계화면에 나온 문구를 그대로 읽었을 수도 있지만, 이를 놓고 일부 팬들은 'SSG 편파 해설'을 한 게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좀처럼 비난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자 오재원은 스스로 해설위원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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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SNS로 소식을 전한 오재원은 "부담이 될 거 같아 (방송사 측에) 직접 계약해지 요청을 했고, (계약해지) 결정이 됐다"며 "그동안 감사했다. 이제 모든 비하인드를 다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온 것 같아서 내게는 이제 모든 게 제 시작이다. 조회수를 위해 없는 또는 지어낸 또는 만들어낸 모든 분들께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몇년 혹은 몇달 그리고 덩달아 악플을 보내신 분들도 기다려 주시라. 그동안 부족한 해설을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한 시즌 완주도 하지 못하고 마이크를 내려놓은 오재원은 개인 레슨장을 열었고,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팬들과 소통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면서 또 한 번 팬들을 실망시켰다. 변신의 끝은 '몰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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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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