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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종섭 귀국… 대통령실 “이젠 공수처가 책임져야” 野 “출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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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9]

호주대사 출국 11일만에 귀국

李 “국내 체류기간 조사받길 원해”… 與도 “문제 있으면 빨리 조사” 공세

공수처 “소환조사 검토하겠다”… 이재명, 특검-국조 총선전 처리 방침

동아일보

인천공항 몰려간 野 “이종섭 즉각 해임하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조정식 사무총장(오른쪽) 등 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날 오전 귀국한 이종섭 주호주 대사에 대한 해임 및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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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다 출국했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귀국했다. 10일 주호주 대사 내정자 자격으로 출국한 지 11일 만이다. 이 대사 측은 향후 모든 국내 일정을 공개하고 공수처에 소환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최소한 다음 달 10일 총선 무렵까지 국내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오후(현지 시간) 호주에 신임장 사본만 제정(제출)한 뒤 공식 업무를 거의 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로 20일 이상 자리를 비우게 된 것이라 대사 업무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의 ‘도피성 출국’ 의혹 제기와 이에 따른 ‘여당 수도권 총선 위기론’ 여파로 고전하던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즉각 “공수처와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질 시간”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 이 장관 측 “수사 외압 성립 안 돼”

이 대사는 이날 오전 9시 반경 인천국제공항 입국 게이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이미 수차례에 걸쳐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체류하는 기간에 공수처와 일정 조율이 잘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속한 조사를 요청하며 야권의 사퇴 요구에 응할 뜻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외압이 없었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 아직도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말 답답하다”고 밝혔다. 이 대사 변호인인 김재훈 변호사는 이날 “(군 내 사망 사고는) 군에 수사권이 없어 (이 대사의) 수사 외압 (혐의)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수사 외압은 정치 프레임이지 법률적으로는 성립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구에서 열린 윤재옥 원내대표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외교 결례를 무릅쓰고 현직 대사를 귀국하게 했다. 정말 문제가 있으면 (이 대사를) 빨리 조사하고 끝내야 한다”며 “(조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공수처와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질을 한 것이다. 이제 답은 공수처와 민주당이 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소환 준비도 안 된 채로 출금을 두 차례 연장하는 수사기관을 본 적이 없다”며 “이제는 공수처가 답변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이 대사를 해임하고 출국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총선 전 해병대 채 상병 특검뿐만 아니라 이종섭 특검도 시작해야 한다”며 ‘쌍특검 1국조’를 처리 방침을 밝혔다.

● 공수처 일각, 조사 가능하다는 기류도

공수처는 “소환조사 촉구서를 접수했다”며 “수사팀에서도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수처 일각에서는 이 대사가 적극적으로 출석 협의에 나서면 거부하기 어렵다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의 경우 이미 한 차례 조사가 진행됐고, 방산·안보 외교 책임자의 업무 공백이 장기화되는 점은 공수처로서도 부담이 될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다만 공수처가 이 대사를 당장 불러 조사해도 실익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사는 지난해 7월 국방부 장관 재직 당시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채 상병 순직 사고 원인과 형사책임 범위를 가려내는 해병대 수사단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고발됐다. 지난해 8, 9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과 민주당의 고발을 접수한 공수처는 올 1월 처음으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을 압수수색했다. 아직 유 법무관리관과 김 사령관 등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 휴대전화 포렌식도 마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질적인 ‘윗선’ 수사가 어렵다는 취지다. 여권은 이 때문에 공수처를 향해 “정치적 의도로 이 대사를 출금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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