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기자 |
소비자들이 비싸진 사과·배 등 국산 과일을 대체할 외국 과일로 눈을 돌리면서 관련 수입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날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2월 오렌지 수입량은 9964.2t으로, 지난해 동기(4339t) 대비 129.6% 늘어났다. 수입액도 883만7000달러에서 2103만4000달러로 138% 급등했다. 아직 연초 기준이지만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수입산 오렌지는 100% 미국에서 들어온다.
다른 과일 수입도 크게 확대됐다. 같은 기간 바나나는 4만3840.2t에서 6만2502.5t으로 42.6% 늘어났고, 파인애플은 9592.4t에서 1만2609.9t으로 31.5% 증가했다. 이외에 망고(14.1%), 아보카도(13.8%), 키위(44.5%), 망고스틴(75.7%) 등의 수입도 늘었다.
올 초 과일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사과·배로 대표되는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대체 과일 할당관세를 확대한 영향이다. 정부는 올해 과일류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6종에서 8종으로 늘렸고, 특히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오렌지·바나나의 경우 이날부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직수입해 대형마트에 최대 20% 저렴하게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 직수입 과일엔 관세도 붙지 않아 소매가를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업체들도 수입 과일에 대한 적극적인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 1~2월 수입과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0% 늘어났고, 세부적으로 오렌지 220%, 바나나 30%, 자몽 10%, 레몬 40% 등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김경진 기자 |
수입 확대와 각종 할인 지원까지 겹치면서 사과·배 가격도 최근 들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사과(10개) 소매가는 2만4041원으로, 1주일 전인 지난 14일(2만7680원)보다 13.1% 하락했다. 한 달 전(2만9416원)과 비교하면 18% 내렸다. 다만 1년 전(2만2904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5% 오른 가격이다. 배(10개) 소매가는 1주일 전보다 18.1%, 한 달 전보다 11.3% 내린 3만5941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이상기후로 수확량이 부족했던 것이 사과·배 가격 폭등의 원인이었던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과를 직접 수입해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은 까다로운 검역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은 불가능하다. 이에 정부는 사과를 정부 비축 대상 품목에 포함해 직접 수급을 관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올해 7~8월 나올 햇사과·햇배가 충분히 수확될 수 있도록 생육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생육관리협의체를 운영해 과실의 기후변화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지난해와 같은 작황 부진이 반복되지 않도록 올해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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