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반영된 결과' 강조하던 한동훈 "공수처·민주당 정치질"
민주당, 쌍특검·1국조 촉구…"국기 문란 핵심 피의자"
'해외 도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 호주 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후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10일 호주대사로 부임한 이 대사는 지난해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조사에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을 받고 정치권으로부터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공동취재) 2024.3.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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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자진 귀국하면서 여야 충돌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국민의힘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겨냥하기 시작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불이 붙은 정권심판론을 끌고 가는 데 주력했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9시 35분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체류하는 기간 동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일정이 조율돼 조사를 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내달 10일 치러지는 총선까지는 국내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다수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새벽부터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이 대사 도착을 기다리며 피켓 시위를 했다. 이들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진상 규명과 이 대사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채상병·이종섭 대사 특검과 채상병 국정조사 등 쌍특검·1국정조사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광주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사는 국기 문란 사건의 명백한 핵심 피의자"라고 지적했다.
총선을 남긴 20일 동안 이 대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다시 불이 붙은 정권심판론을 최대한 끌고 가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사의 귀국이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하면서 공수처가 빠르게 수사를 시작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야당의 공세가 선거용 '정치질'이라고 규정하고 여론 뒤집기에 나선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구 달서구에서 열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국민의 뜻을 어떻게든 좇아보려는 국민의힘의 뜻으로 이종섭 대사가 귀국했다"며 "아직 (수사) 준비가 안 됐다면 공수처와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질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충청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는 미진한 수사 상황이 있다면 즉각 이 대사를 소환 조사하고 그를 임지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지금 공수처는 수사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야당의 억지 주장에 편승해서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도 이날 논평을 통해 "공수처 고발 후 7개월여를 끌어놓고서도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 그저 공수처의 무능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일 뿐"이라며 "4년에 한 번 국민의 대표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한 몸이 되어 정쟁거리를 제공하며 입장문을 내고 언론플레이에 앞장서는 수사 기관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 대사 논란이 총선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사가 자진 귀국하면서 악화하던 여권 여론의 급한 불은 껐지만, 정권심판론이 되살아난 이상 수도권 등 격전지 선거에서 국민의힘에겐 여전히 악재로 남을 거란 평가가 우세하다.
여권 내부에선 이 대사가 자진 사퇴하면서 논란을 불식시켜야 한단 분위기도 감지된다. 안철수 공동 선대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만약 이 대사가 거취 문제로 고민한다면 스스로 고민하고 결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호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종섭 대사의 귀국이 여론 무마책이 아니라 사태 해결의 시발점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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