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소환 주장에 직접 ‘의견서’
공수처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
‘채 상병 순직 사건’ 진상규명해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공동대표 등이 19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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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주호주대사)이 1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조사 날짜를 잡아달라고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호주에 나가 있는 이 전 장관을 당장 불러 조사하라는 여권 주장에 발을 맞춘 것인데, 공수처는 조사 일정은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날 공수처에 ‘조사기일 지정 촉구서’를 냈다고 밝혔다.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 논란이 계속되자 이 전 장관이 직접 공수처에 신속한 조사를 요구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지난 17일 KBS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조사하겠다면 내일이라도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공수처가 빨리 이 전 장관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을) 즉각 소환하고 이 대사(이 전 장관)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8일 “만약 공수처가 그렇게 급하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조사하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이 문제가 아니라 공수처가 수사를 빨리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취지다.
그러나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이 전 장관 조사 일정과 관련해 “수사팀이 제반 수사 진행 상황을 감안하면서 사건관계인 측과 협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을 신속히 소환해 조사하라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공수처가 압수물 분석, 하급자들 조사를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윗선’에 해당하는 이 전 장관을 조사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 출국 전 ‘4시간 약식조사’를 한 경위에 관해서도 대사 임명 사실을 알게 된 뒤 이 전 장관 측에 연락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이 전 장관이 자진 출석했다고 밝힌 데 대해 “공수처가 소환장을 발부한 적은 없다”며 “언론 보도를 통해 대사 임명 사실을 인지했고, 그에 따라 수사담당 부서에서 (이 전 장관에게)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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