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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법무부, '불기소 사건' 송부 규정 삭제 두고 또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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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법무부가 또 충돌했다. 그동안 수사 범위, 보완수사 등을 놓고 수차례 공방을 벌였던 두 기관이 이번엔 공수처가 '불기소 결정권'을 주장해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전날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불기소 결정 시 관계 서류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송부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사건사무규칙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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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지난해 1월 21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걸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의 모습. 2021.01.21 dlsgur975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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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공수처법 등 제도 운영상 나타난 미비점을 보완했다는 것으로, 이로 인해 공수처는 앞으로 공소제기를 요구할 때만 사건 기록을 중앙지검에 보내게 된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우려를 표했다. 공수처가 기소권 없는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뒤 사건을 송부하지 않는다면 법률의 명시적 규정이 없음에도 행정규칙으로 고소·고발인의 항고·재항고권을 박탈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고소·고발인은 공수처법 제29조에 따라 법원에 재정신청만 할 수 있게 된다. 재정신청은 고소나 고발이 있는 특정범죄 사건을 검사가 불기소처분했을 때, 고등법원이 고소인 또는 고발인의 재정신청에 의해 사건을 관할지방법원의 심판에 부하는 결정을 하면 그 사건에 대해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는 절차다.

또 법무부는 공수처가 기소권이 없는 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권을 갖는 것은 형사사법체계에 부합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16일과 전날 두 차례에 걸쳐 사건사무규칙 개정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공수처는 고소·고발인이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권리를 보장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이 조항이 공수처가 해당 불기소 기록을 보유하고 있음을 전제하고 있고, 서울고법도 기소권 없는 사건의 재정신청에 대해 공수처 검사의 불기소 결정이 적법하다는 전제로 그 이유에 대해 당부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수처는 기소권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수사 대상 범죄에 대한 불기소결정권을 이미 갖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수처의 해석과 사건사무규칙 개정을 따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기소권이 없다는 것은 기소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즉 기소권이 없는 사건에 대해선 공수처도 경찰과 같이 기소 여부 판단을 검찰에게 넘겨야 한다는 것"이라며 "수사권이 있는 모든 사건에 대한 불기소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공수처의 해석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가 법률상 독립기관이라 하더라도 법률적인 근거가 있어야 법규 명령을 제정할 수 있다"며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는 법률에 이같은 규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 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10조도 '헌재는 이 법과 다른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심판에 관한 절차, 내부 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며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차 교수는 "법률에서 위임받지 않으면 내부에서만 효력을 갖는 것"이라며 "이번 개정 행정규칙은 위법 소지가 있고, 이에 대한 구속력을 검찰에게 요구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는 특별검사 형태로 만들어져 수사·기소가 같이 진행되는걸 전제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졸속입법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의 균형이 맞지 않는 상태에서 출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범 이후에는 검경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균형을 잡았어야 했는데, 공수처 출범 초기 일부 문제에 대한 감정싸움이 번지면서 이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수처법의 전면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다른 수사기관과의 마찰이 계속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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