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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고백 “한 여인에게 흔들려…계속 떠올라 기도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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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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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 시절 삼촌의 결혼식에서 만난 한 여인에게 매료됐다. 그녀는 너무나 아름답고 영리했다. 머리가 핑 돌 정도였다. 일주일 동안 그 여인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 기도하기가 어려웠다.
최근 즉위 11주년을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백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회고록 ‘인생: 역사를 통해 본 나의 이야기’가 출간을 앞두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회고록에 담긴 내용을 미리 공개했다. 올해로 87세가 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책에서 이탈리아 언론인 파비오 마르케스 라고나와 인터뷰 형식으로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일화를 소개한다.

회고록을 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여인 때문에 사제의 꿈을 접을 뻔했던 일화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축구를 사랑했던 모습을 보여 주는 에피소드 등이 기록돼 있다. 특히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축구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에 대해 자세히 서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몇 년 전 바티칸에서 교황으로서 마라도나의 알현을 받았을 때 농담 삼아 그에게 ‘어느 쪽이 죄지은 손이냐’고 물어봤다”라고 말했다. 마라도나는 멕시코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손으로 결승 골을 넣으면서 ‘신의 손’이라는 별명이 붙은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초부터 가톨릭교회를 더 포용적으로 변모시키려고 노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적인 정책은 교황청 내 강경 보수파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지난해 12월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승인해 보수파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책에서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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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을 앞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번째 회고록.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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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스스로 물러나길 원하는 비판자들이 적지 않지만, 아직 건강하다며 자진 사임은 먼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군사 독재 시절인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군사독재가 종식된 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권의 인권유린을 묵인하는 등 군사정권의 협조자였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억측이라며 부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아르헨티나 정부가 내 목에 올가미를 씌우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내가 깨끗해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많은 이들이 사적으로 전해왔다”며 “(회고록이) 젊은이들이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유익함을 얻을 수 있도록 유용하게 쓰이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교황의 첫 회고록은 다음 주에 이탈리아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판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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