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문해력 총서 시리즈 출간 기념 간담회
종교문해력 총서 시리즈 저자들 |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인간의 자기 정체성을 확장하는 체험이나 깨달음을 주지 않으면 미래의 종교는 살아남을 수 없다."(성해영 교수)
종교의 교리는 어렵고, 상호 배타적으로 보이기 쉽다. 또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신앙이라는 활동은 힘을 잃어가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종교의 이해는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종교문해력 총서'를 표방한 시리즈 서적(불광출판사)을 출간해 눈길을 끈다.
총서는 종교 전반,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원불교를 다룬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 '인생의 괴로움과 깨달음', '지금 우리에게 예수는 누구인가?',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 '소태산이 밝힌 정신개벽의 길' 등 5권으로 구성됐다.
출간을 계기로 저자인 장진영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소장(원불교 관련 저술),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이슬람교), 정경일 성공회대 신학연구원 교수(기독교), 강성용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불교),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종교 전반) 및 고려대 철학과 명예교수인 조성택 마인드랩 이사장이 15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 모여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저자들은 종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라는 의미로 '종교문해력'이라는 용어를 썼다. 과학 기술 시대에 종교를 이해하는 일이 왜 필요한 것일까.
조성택 이사장은 여러 문화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바탕이 종교이며 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다른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종교 문해력은 기본적으로 문화 감수성"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종교 지도자의 뒤틀린 행태를 폭로한 넷플릭스 시리즈물 '나는 신이다'를 거론하며 "(흔히) 사악한 교주의 문제로만 이해하는데 그 종교에 입교하는 사람들의 이해라는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교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종교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종교가 없는 이들은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 종교 문해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성해영 교수는 현대사회가 주는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역할에 주목했다.
그는 "힐링에 대한 심리적 욕구가 이 공동체에 꽉 차 있다"며 종교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신자들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 표지 이미지 |
"'교리를 받아들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라고 하는 전통적인 선교나 포교, 가르침을 전하는 방식으로는 각종 상처나 우울 같은 것들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신흥 종교들이 빠르게 인기를 얻는 것은 기성 종교와는 다른 방식으로 해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저자들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종교, 자기 종교 중심의 시각을 벗어나 알기 쉬운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정경일 교수는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와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위기, 이런 고통의 시대 속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 그리스도인으로서 내게 예수는 누구인가를 묻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기독교에 관해서 저술했지만, 그리스도교를 모르는 이들도 이해하기 쉽게 하려고 "불교 신자에게 예수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가정)하면서 쓰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강성용 교수는 "전 세계의 불교, 심지어 불교가 국교로 돼 있는 나라에서도 불교도들은 다 연로하다. 한국만 나이 드신 분들이 사찰에 다니는 게 아니다"라며 불교의 고령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불교가 젊은이들에게 호소력이 있으려면 앞뒤가 맞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소통 능력의 회복을 강조했다.
장진영 소장은 "종교에 몸담고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분 입장에서는 다른 종교를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며 저술 과정에서 성직자들이 종교의 울타리 안에만 머무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박현도 교수는 이슬람교가 한국에 들어온 역사가 짧아 이슬람교의 언어로 설명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며 "일반 독자들이 '이슬람교가 이런 것이구나'하고 쉽게 다가가도록 썼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