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아시안컵 전지훈련 중
직원 A씨, 일부 선수와 돈 내기
협회 측 해당 팀장급 직위 해제
“음료 건 소액 내기… 도박 아냐”
1년여 뒤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축구협회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꾸려 대회에 나섰다. 선수들에게 부족함 없는 환경을 제공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였다. 스태프가 많아지면서 스태프가 문제를 일으켰다. 선수단을 도와야 할 직원이 머물러선 안 되는 공간에서 선수들과 돈을 걸고 카드를 쳤다.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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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1호 사건으로 허술한 지원 문제를 드러냈던 축구협회가 이강인의 하극상으로 내부 분위기 단속에 실패한 데 이어 이번엔 직원 문제까지 일으킨 것이다. 축구협회는 카드놀이가 도박성을 띠지는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선수단은 물론 직원까지 내부 관리가 엉망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4일 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아시안컵을 앞둔 1월3일부터 1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전지훈련 중 일부 선수와 축구협회 직원 A씨가 한국에서 가져온 카지노 칩을 사용해 카드놀이를 했다. A씨는 현장에서 선수단 지원 업무를 맡은 팀장급이었다. 축구협회는 “선수들이 자유롭게 숙소 내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장기나 카드, 보드게임, 비디오게임 등이 비치된 휴게실을 운영했다”며 “선수들이 음료 등을 위해 돈을 계산하는 등 소액의 내기를 한 것이고 도박과 엄연히 다른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단 축구협회는 지난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의 직위를 해제했다. 선수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한 공간을 협회 직원이 주인처럼 드나들었던 게 문제다.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은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선수들과 스태프의 접촉은 최소화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축구협회가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접촉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을 어기고 4만∼5만원의 음료수값 내기를 한 행위가 직위해제로 연결돼 추가 징계까지 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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