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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토마토 43.9%, 파 50.5%↑…3월도 과·채 물가 ‘비상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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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손님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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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이어 3월에도 과일·채소류 물가가 고공 행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먹거리 물가 급등이 자칫 내수 침체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펴낸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는 “3월에도 과일·채소 물가가 크게 오른다”로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달 딸기 도매가격이 2만2000원(2㎏), 참외 도매가격이 8만5000원(10㎏)으로 각각 1년 전보다 각각 17.7%, 5.1% 오를 전망이다. 평년(3개년 평균)가격과 비교해 각각 33.1%, 20.9% 높은 수준이다. 딸기·참외는 당장 ‘금(金) 사과’ ‘금 배’를 대체할 수 있는 과일인 만큼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이다.

채소도 마찬가지다. 농경연은 이달 토마토 도매가격이 2만3000원(5㎏)으로 1년 전보다 43.9% 상승한다고 관측했다. 평년 대비 51.8% 폭등할 전망이다. 대파 도매가격은 2950원(1㎏), 배추는 9500원(10㎏), 애호박은 3만9000원(20개)으로 같은 기간 각각 50.5%, 36.8%, 29.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일보

김영희 디자이너



3월 과일·채소 물가에 비상등이 켜진 만큼 올해 물가 상승률 정부 목표치(2%대) 달성도 부담이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과일(신선 과실) 물가는 1년 전보다 41.2% 폭등했다.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사과(71.0%)·배(61.1%)는 물론이고 대체재로 뜬 귤도 78.1% 올랐다. 채소는 같은 기간 12.3% 상승했다.

농산물 물가가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3.1%)의 0.80%포인트를 농산물 물가가 끌어 올렸을 정도다. ‘애그플레이션(agriculture+inflation, 농산물 가격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과·배는 햇과일을 출하하기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과·배를 콕 짚어 말했지만 다른 과일·채소 상승세도 만만치 않은 만큼, 최소 추석 전후까지 상승세를 잡기 어렵다는 뜻이다.

자주 사고, 씀씀이를 줄이기 어려운 데다 눈에 잘 띄는 과일·채소 물가가 고공 행진할 수록 소비 심리가 더 위축할 수 있다. 가뜩이나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내수에 부정적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1인 이상 가구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실질 지출(물가 영향 배제)은 1년 전보다 3.9% 줄었다. 특히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실질 지출이 7.7% 줄어, 4.5% 줄인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와 대비됐다. 먹거리 물가 상승이 저소득층에게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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