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값이 한국은행 통화정책에도 변수로 떠올랐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사과가 촉발한 과일 값 급등으로 2월 물가가 한 달 만에 3%대(3.1%)로 치솟자 향후 물가 상승 강도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가가 오르면 성장률도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 6일 한은은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물가 전망 경로상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이나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태"라며 생활물가 변동성 확대를 경고했다.
김 부총재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다면 낮은 내수 압력 등에 따라 추세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물가 완화) 흐름이 매끄럽기보다는 울퉁불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도 과일 값 변수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는 얘기다.
생활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자 2월 기대인플레이션율(1년 뒤 국민이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물가 인상 압박이 커지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금리 인하론에 선을 긋고 있다는 것도 변수다. 일단 한은은 다음달 초 발표될 3월 소비자물가에서 추가 상승 강도를 확인한 후 다음달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4월까지 물가 상승률이 3% 내외를 오르내리다 5~7월 2%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상반기 물가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은이 8월 들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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