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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명순 공수처장 후보자, 윤 대통령과 함께 ‘우검회’ 멤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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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대선자금 수사팀서 ‘호흡’…친목 모임 만들어

한동훈도 회원…윤 대통령 지명 땐 ‘정치적 중립’ 논란

이 후보자 “우검회 해체 후 가까운 사이 유지한 것 없어”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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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2명 중 1명으로 추천된 이명순 변호사(사진)가 2003년 검사 재직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수사팀 멤버들은 수사 종료 후 ‘우검회’(우직한 검사들의 모임)라는 친목 모임을 만들었는데, 윤 대통령과 이 후보자뿐 아니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원석 검찰총장 등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전현직 검사들이 대거 속했다.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공수처장 최종 후보로 지명할 경우 둘 사이의 관계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수처장의 역할과 충돌할 가능성을 두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와 윤 대통령은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꾸려진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활동했다. 안대희 당시 중수부장이 주축이 된 수사팀에는 윤 대통령(당시 광주지검 검사)과 한 위원장(당시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 이 후보자(당시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 등이 들어갔다.

이 수사팀에서 일했던 검사들은 이후 ‘우검회’를 만들어 식사를 하거나 등산을 하는 등 친목을 다졌다. 우검회는 검사 23명, 수사관 5명 등 총 28명이었다. 한 위원장, 이 총장, 이완규 법제처장,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유일준 변호사, 박찬호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일각에선 이 모임이 윤 대통령 검찰 인맥의 핵심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모임은 2013년 무렵까지 매년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지만 일부 회원이 검찰총장 후보에 오르거나 정계에 진출하면서 모임은 중단됐다.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차기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하면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이 후보자가 공수처장으로서 공정하게 수사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 공수처는 채모 해병대 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 감사원의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 의혹 등 현 정부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우검회에 동참했던 여러 인사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사법연수원 23기)과 이 후보자(22기)의 친분에 대해 “두 사람이 사법연수원 한 기수 차이여서 서로 잘 알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모임이 윤석열 사단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부인했다. A씨는 “대형 사건 수사팀이 수사 이후 만들곤 하는 친목 모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B씨는 “윤 대통령은 당시 ‘막내급’이어서 그를 중심으로 모임이 운영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의 친분에 대해 “나는 형사·기획 쪽을 주로 맡다 보니 근무 이력이나 경력이 (특수통인 윤 대통령과는) 전혀 다르다”며 “(2003년 이후로는) 검사 생활을 전혀 다르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검회에 대해서는 “(2013년 무렵 해체돼) 가까운 사이를 계속 유지한 것은 없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공수처장에 임명될 경우 지휘 방침에 관해 “누가 보더라도 형사 사건을 다루듯 (사건을 지휘)해야 한다는 게 제 지론”이라며 “기록상 증거와 법률 절차에 따라서 맞게 처리하는 게 맞다. 원론적 얘기지만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판사 출신 오동운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 변호사를 차기 공수처장 후보로 선정했다. 대통령이 둘 중 한 명을 지명한 다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의 검사 출신 ‘내 편’ 임명이 공수처에서조차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고 했다.

강연주·이보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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