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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로 인한 가려움으로 피부를 긁어 피부 장벽이 무너지고 염증이 유발돼 또다시 극심한 가려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는 질환. 아토피 피부염은 환자의 삶의 질을 극도로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부모는 아이가 피부를 조금만 긁어도 불안해진다. 최근엔 좋은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치료 경과가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선입견과 오해가 많은 질환이다.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된 팩트를 짚어봤다.
X 습함보다는 건조함이 위험하다
둘 다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악화시킨다. 피부가 건조하면 피부 장벽 기능이 손상되면서 피부 장벽을 통해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항원이나 감염을 유발하는 세균의 침입이 용이해져 염증이 더욱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습한 환경도 증상을 악화한다. 여름에 땀을 흘리면 땀 자체가 아토피 피부염 병변에 자극을 주고, 습한 환경이 장벽 기능이 떨어진 피부에 병원성 세균 번식을 유발해 잦은 감염을 야기한다. 너무 건조해도, 너무 습해도 안 된다. 실내 습도를 40~60%로 맞춰야 하는 이유다.
O 비만일수록 증상이 더 심하다
18세 전에 아토피 피부염이 생긴 성인은 비만일 때 증상이 더 심하고, 소아·청소년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이 심할수록 식욕 억제 호르몬(렙틴) 농도가 낮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렙틴은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데, 이 농도가 낮으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체중 감량이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
O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도움된다
증상 개선에 도움된다는 연구도 있고, 반대의 연구도 있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합한 메타분석과 최근 논문의 결론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경우 아토피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하고 삶의 질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 여러 나라의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권장된다. 특히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균종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X 씻을 땐 물로만 씻는 게 좋다
피부 지질층을 보존하기 위해 씻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젠 바뀌었다. 비누 등을 너무 자주 사용하면 지질층이 손상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질층 위에 증식하는 세균을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3일에 한 번 정도는 사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씻은 후 비누 거품이 남지 않도록 충분히 제거하고, 세탁한 옷에도 세제가 남지 않도록 잘 헹궈줘야 한다는 점이다. 비누 제품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한 약산성 클렌저를 선택하는 게 좋다. 또 씻은 후엔 3분 이내에 전신에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보습제는 씻지 않은 날이라도 매일 2회 이상 발라줘야 한다.
△ 나이 먹을수록 증상이 완화한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나아진다. 소아에게 생겼을 때 10년 이내에 소실될 확률을 50~70%로 본다. 다만 75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나이 들수록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노화에 따른 피부 장벽 기능 저하, 기저 질환 및 약물 사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적어도 18~74세에서는 나이 들수록 심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O 알레르기 비염, 천식 위험도 커진다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 비염은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다. 서로 가족 같은 병이다. 세 가지 질환을 모두 앓는 경우도 많다. 이들 질환을 차례로 겪기 때문에 이를 묶어 ‘알레르기 행진’이라고도 부른다. 아토피 피부염은 생후 3개월, 천식은 만 12세 정도에 시작되고 그 후에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되기 시작한다. 즉 알레르기 질환에 취약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 완치는 불가능한 질환이다
나이 들면서 나아지거나 없어지기도 하지만 완치의 개념보다는 꾸준히 신경 써서 관리하는 질환으로 봐야 한다. 악화 인자를 피하고 생활 습관을 조절해 악화하는 횟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여러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면서 이를 적용하도록 치료 가이드라인이 개정되기도 했다. 중증의 경우 면역조절제와 생물학적 제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고, 전신 스테로이드의 장기간 사용은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으로 완치에 가까운 상태로 생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와 부족한 수면, 알코올 섭취, 근거 없는 보조제 섭취, 밀가루 음식이나 디저트, 단 음식 등 정제 탄수화물 섭취는 증상을 더 키운다.
O 아토피 피부염이 빈혈 위험을 높인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환자의 경우 빈혈 발생 위험이 높고, 인구통계학적 특성 등 여러 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결과가 유지된다는 연구가 있다. 특히 혈액을 만드는 재료는 충분하지만 이를 혈액으로 만드는 기능이 떨어진 ‘만성질환 빈혈’(만성질환에 의한 빈혈, 염증 반응 빈혈) 위험을 높이는데, 아토피 피부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으로 생긴 염증이 철분 대사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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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장예지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백진옥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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