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었다 해도 세계 최고 ‘빚더미’···한국 가계부채, GDP 101% 달해

IIF 작년 4분기 33개국 조사
1 년전에 비해 4.4%P 하락
감소폭 英이어 두번째로 커

[사진 = 연합뉴스]

한국의 가계부채가 여전히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으며 주요국 가운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작년 경제규모를 감안한 감소폭은 두번째로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와 초저금리 등을 거치며 유례없이 빨리 불어났던 한국 부채가 부동산 경기부진과 고금리 기조에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으로 세계 33개 국가(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 100.1로 가장 높았다. 홍콩(93.3%)·태국(91.6%)·영국(78.5%)·미국(72.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조사대상 가운데 거의 4년째 ‘세계 최대 가계부채 비율 국가’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가계 부채가 GDP를 웃돌았다.

하지만 1년전과 비교해 한국 가계부채 비율의 내림 폭운 -4.4%포인트(104.5→100.1%)로 영국(-4.6%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작년 4분기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정점이었던 2022년 1분기(105.5%)에 비하면 5.4%나 낮아졌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금융당국과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목표가 제대로 관리된다면 한국은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10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기업 빚은 증가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작년 4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비(非)금융기업 부채 비율 125.2%로 조사대상 가운데 네째로 높았다. 한국을 웃도는 나라는 홍콩(258.0%)과 중국(166.5%), 싱가포르(130.6%) 등이다. 특히 한국의 기업 부채 비율은 2022년 4분기(121.0%)보다 4.2%포인트 올랐다. 오름폭으로는 러시아(8.4%포인트), 사우디아라비아(8.2%포인트), 중국(7.7%포인트) 등에 이어 다섯번째 수준이다. 한국 정부 부문 부채의 GDP 대비 비율(45.1%)은 22위로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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