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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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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선두 질주의 일등공신 7년차 OP 임동혁 “라운드 MVP, 정말 받아보고 싶었던 상...인정받은 것 같아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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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은 올 시즌 유독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시달렸다. 토종 에이스인 정지석은 비시즌 간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다 허리부상을 입어 개막후 2라운드까지 코트를 한 번도 밟지 못했다. 미들 블로커 김민재도 아시안게임 기간 중 발목 부상을 입어 2라운드에야 시즌 첫 경기를 소화했고, 한동안 주전 자리를 조재영에게 내줘야했다.

여기에 링컨 윌리엄스도 허리부상으로 지난해 11월30일 우리카드전을 마지막으로 뛰지 못했고, 대체 외국인 선수 무라드는 지난해 12월25일에야 첫 선을 보였다. 약 한 달 가까이를 외국인 선수 없이 일정을 소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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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대한항공은 2일 기준 승점 67(22승11패)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우리카드(승점 63, 21승11패)가 2일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셧아웃시켰음에도 여전히 승점 차는 4다. 우리카드가 한 경기 덜 치렀지만, 덜 치른 경기에서 승점 3을 챙기더라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대한항공이 통합우승 4연패를 위한 첫 전제조건인 정규리그 우승 4연패에 꽤 가까워진 상황이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도 대한항공이 선두를 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이 선수의 폭풍 성장 덕분이다. 이제는 외국인 선수급의 존재감을 뽐내는, 현역 최고의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라고 불러도 무방한 임동혁(25)이 그 주인공이다.

프로 데뷔 7년차인 임동혁은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팀이 치른 33경기를 모두 뛰며 521득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2020~2021시즌 기록한 506득점을 뛰어넘는 개인 최고 기록이다. 여기에 56.26%의 공격 성공률은 리그 전체 1위다. 임동혁은 지난 5라운드 대한항공의 5승1패의 고공행진을 이끌며 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프로 데뷔 후 처음받는 라운드 MVP였다. 고교 동문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인 한국전력의 임성진이 2라운드 MVP를 받는 것을 보며 부러워했던 임동혁도 드디어 라운드 MVP를 수상한 것이다.

라운드 MVP를 수상해도 임동혁의 선발 출장은 경기 전날에야 정해진다. 외국인 아포짓 무라드와의 경쟁에서 이겨내야만 선발 출장이 가능하다. 벤치로 시작하면 유광우와 함께 세트마다 ‘더블 체인지’로 들어가 전위 세 자리만 소화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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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천안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임동혁의 시작은 벤치였다. 1세트엔 더블 체인지를 소화한 임동혁은 2세트 초반 무라드가 부진하자 경기에 투입됐고, 4세트까지 코트를 지켰다. 서브득점 1개 포함 팀내 최다인 17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에선 주전 세터 한선수도 2세트 중반 유광우와 교체됐고, 임동혁과 함께 경기 끝까지 뛰었다. 주전 아포짓, 주전 세터를 교체해도 경기를 승리해낼 수 있는 대한항공의 뎁스가 빛난 한 판이었다.

임동혁은 경기 뒤 유광우와 수훈선수 인터뷰를 소화했다. 임동혁에게 5라운드 MVP 수상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정말 받아보고 싶은 상이었다. 제 활약을 인정받은 느낌이라 뜻깊다. 5라운드 MVP를 받았음에도 6라운드엔 주로 교체로 뛰고 있어 조금 침체될 뻔 했지만, 오늘 경기로 반전의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라운드 MVP였던 임성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마침 두 선수는 지난달 27일 맞대결을 앞두고 코트에서 만나 회포를 풀었다. 임동혁은 “(임)성진이도 2라운드 MVP를 받고 저한테 아무것도 사주지 않았으면서 저한테 ‘라운드 MVP 받았으니 선물을 사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너도 지난번에 안 사줬으면서 뭘 사달래’라며 받아쳤다”고 당시 대화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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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드와의 치열한 아포짓 경쟁을 하고 있는 임동혁에게 선발 출장 여부를 언제 알게 되는 지에 대해 물었다. 임동혁은 “경기 전날 A,B팀으로 나눠서 연습을 하기 때문에 경기 전날 A팀에 속해야 선발로 뛸 수 있다. 경기 전날 알게되는데, 감독님이 누구를 선발로 쓰는지, 그 기준은 모른다”면서 “6라운드 들어 교체로 들어가고 있지만, 분명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님의 의도와 생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서운하진 않다. 제가 더블 체인지로 투입되기도 하고, 선발로도 뛰는 게 대한항공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경기 활약에 묻자 임 동혁은 “사실 오늘 몸이 좀 무거웠다”면서 옆에 있던 유광우를 쳐다보며 “(유)광우형이 ‘좋은 공만 줄테니 잘 때려봐라’라고 말씀해주셨다. 광우형은 제가 좋아하는 토스를 잘 알고 올려주신다. 그 공을 때리다 보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14살 위 대선배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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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6일 우리카드를 만난다. 이날 경기가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최대 고비이자, 일찌감치 결정지을 수도 있는 경기가 될 전망이다. 옆에 있던 유광우가 먼저 “36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다. 우리 손으로 직접 정규리그 우승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선수들끼리 재밌게 뛰다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임동혁도 “우리카드가 2위지만, 2위라 생각 안 하겠다. 저 역시 광우형처럼 36경기 중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하던대로 하겠다”면서도 “저희 팀에 (한)선수형이나 (유)광우형처럼 베테랑 형들이 많기 때문에 일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는 게 유리하다”고 나이 공격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천안=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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