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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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 땐 에스컬레이터, 내려갈 땐 엘리베이터를 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관한 격언이다. 하지만 이번엔 그 반대일 거란 전망이 나온다. 5월 이후 금리를 한번 인하하더라도 몇차례 동결을 이어가는 등 속도가 느리고 불규칙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미국의 강한 경제 지표가 연착륙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우선 29일(이하 현지 시간) Fed가 예의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1월 상승 폭이 예상보다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1월 에너지ㆍ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월(0.4%)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근원 PCE의 3개월 및 6개월 상승률도 연율 기준 각각 2.6%, 2.4%로 Fed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 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BE)의 이코노미스트 애나 웡은 “뜨거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로 PCE 물가 상승은 예고됐다”고 했다. 앞서 1월 CPI도 전년 대비 3.1% 상승해 예상치(2.9%)를 뛰어넘었다. 이는 예상보다 높은 근원서비스물가 때문이었는데 PCE는 CPI보다 서비스 비중이 크다.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노동 시장 지표도 여전히 탄탄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비농업 일자리 수는 35만3000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18만5000건의 두 배 가까이 많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3.7%로 2022년 3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을 때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실물경제학회(NABE)는 지난 26일 “올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상치를 기존 1.3%에서 2.2%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도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2.1%로 0.6%포인트 높였다. Fed는 지난해 12월 1.4% 성장을 전망했지만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Fed 인사들도 조기 금리 인하를 경계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보먼 Fed 이사는 27일 연설에서 “현재 통화정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출 수 있는 수준이지만,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가 정체되거나 상황이 반전되는 것으로 나타나면 기준금리를 올릴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Fed 부의장은 1990년대 중반 Fed가 금리를 인하했다가 세 차례 회의에서 동결한 후 다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당시 경제 연착륙을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사례를 감안했을 때 향후 통화정책 경로 또한 시장 예상보다 덜 균일하고 예측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다.
스티펠 파이낸셜의 린지 피에그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이번에도 모든 면에서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면서 “긴축정책을 한번 되돌리기 시작하면 앞으로의 경로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균일하지 않고 예측도 어려울 것이다. Fed가 서둘러 부양책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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