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 2차 상벌위서 처분 결정
‘선수 괴롭힘’으로 징계는 처음
페퍼저축은행 “계약 해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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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36·페퍼저축은행·사진)이 소속 팀 후배들을 괴롭힌 사실이 인정돼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프로배구 역사상 선수단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은 선수는 오지영이 처음이다. KOVO가 징계를 확정하자 페퍼저축은행은 “오지영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가대표 리베로 출신인 오지영은 지난해 4월 페퍼저축은행과 3년 총액 10억 원에 도장을 찍어 계약이 2년 남아 있었다.
KOVO는 27일 서울 마포구 연맹 회의실에서 오지영의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2차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페퍼저축은행이 자체 조사를 거쳐 15일 관련 내용을 신고하자 KOVO는 23일 상벌위를 열었지만 당시에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장호 상벌위원장은 “서로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동료 선수들의 확인서 등을 종합하면 인권 침해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지영이 후배들을 때리거나 얼차려를 준 건 아니다. 오지영이 후배들에게 반성문을 쓰게 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게 피해를 주장하는 후배 선수 2명의 설명이다. 이들 2명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각각 팀을 떠나 임의해지 처리됐다. 상벌위는 ‘폭언, 그 밖의 폭력행위가 가벼운 경우 1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선수인권보호위원회 규정을 근거로 징계를 내렸다. 이 규정에 나온 최고 수위 징계를 내린 것이다.
오지영의 법률대리인 정민회 변호사는 “사건이 쟁점화되기 전만 해도 오지영과 (피해를 주장하는) 후배가 하루에 수십 번 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했다. 이 후배가 주장하는 피해 사실 중 우리가 인정하는 부분은 거의 없다”며 “추가로 제출할 자료도 있다. 재심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KOVO 상벌위 결과에 대해서는 10일 안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창단 후 세 시즌 연속 최하위를 확정한 페퍼저축은행은 조 트린지 감독과도 사실상 결별한 상태다. 행정 절차가 끝나지 않아 발표를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트린지 감독이 지난해 6월 팀 사령탑에 앉은 뒤로 페퍼저축은행은 컵 대회 세 경기를 포함해 3승 31패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23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경수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겨 시즌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지난 시즌에도 김형실 감독 자진 사퇴 후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던 이 코치는 남자부 KB손해보험 시절을 포함해 개인 세 번째로 감독대행을 맡게 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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