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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발놀림이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18 25-13 21-25 25-23) 승리를 거뒀다.
5라운드 첫 경기 현대캐피탈전을 2-3으로 패한 후로 이어지는 파죽의 4연승이다. 매번 승점 3점을 온전히 챙기며 시즌 18승11패, 승점 56점이 됐다. 한 경기 덜 치른 우리카드(19승9패·55점)를 넘어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연일 시소게임 양상을 만들며 선두 고지전에 불을 지핀다.
반가운 요소가 늘었다. 대한항공이 자랑하는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부활 기지개를 켰다는 점이다. 이날 서브에이스 1개, 블로킹 1개를 더해 시즌 최다 16득점을 뽑아냈다. 눈에 띄는 건 공격성공률이다. 무려 82.35%를 찍는 엄청난 효율성을 뽐냈다. 25득점으로 폭발한 ‘토종 아포짓’ 임동혁의 뒤를 이어 팀 득점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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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는 살림꾼 역할을 했다. 득점은 2점뿐이었지만 리시브에서 묵묵한 활약을 더했다. 절반이 넘는 리시브를 받아내며 62.50%의 높은 정확도를 자랑했다. 2세트에도 66.66%의 리시브 효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격성공률 100%로 5점을 더해줬다.
백미는 4세트였다. 셧아웃 승리를 목전에 두고 급해진 대한항공이 한 세트를 내준 상황. 승점 3점을 위한 깔끔한 마침표가 필요했다. 그때 정지석이 움직였다. 높은 공격점유율을 보여주던 임동혁이 범실이 많아지며 지친 기색을 보이자, 1옵션으로 나섰다. 또다시 공격성공률 100%와 함께 7점을 쏟아냈다. 세터 한선수의 토스가 연신 그를 향할 수밖에 없는 쾌조의 컨디션이었다.
공수 모두 빛났다. 이날 찍은 82.35%의 공격성공률은 2018년 11월 16일 현대캐피탈전에서 기록한 역대 개인 최고 수치(10득점 이상 기준) 84%에 거의 다가갔다. 최종 리시브 효율도 75.76%에 달했다. 흠 잡을 데 없는 성적표와 함께 산뜻한 부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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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기세가 더 무서워진다. 부상에 신음하던 링컨 윌리엄스에 이어 대체 외인으로 결정된 무라드 칸이 아직은 리그 적응기를 거치고 있는 가운데, 임동혁이 홀로 분전 중이었다. 그 부담감을 덜어줄 확실한 옵션이 부활 기미를 보인다. 이보다 기쁜 소식은 없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지석이) 이번 시즌 들어 제일 좋은 공격력을 보여줬다. 물론 완벽한 몸 상태로 올라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100%를 향해 가까이 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며 그의 활약을 반겼다.
한껏 흥이 오른 대한항공은 오는 17일 우리카드와 5라운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정규시즌 우승 향방이 걸린 매우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살아난 정지석까지 갖춘 대한항공이 다시 한 번 고공비행을 꿈꾼다.
인천=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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