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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美, 주거비 뛰자 물가 골머리…'D의 공포' 中은 춘절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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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경제력의 상징인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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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국(G2) 미국과 중국이 상반된 물가 고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강하고 끈적한 인플레이션 지표에 H4L(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중국은 4개월째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면서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번지고 있다.

지난 13일(이하 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1%로 시장 전망치(2.9%)를 웃돌았다. 전년 대비 6%(전월 대비 0.6%)나 상승한 주거비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주거비 상승률은 2023년 초 이후 가장 가파른데다 물가 상승률에 3분의2 이상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시 존스 찰스슈왑 수석 채권 전략가는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언제 내려올지 지켜보는 게임”이라고 평했다. 주거비 외에도 식품 가격(0.4%)과 의료서비스(0.7%) 등 주요 서비스 물가가 2년 만에 가장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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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노동통계국]



다만 2022년 6월 9%대까지 치솟았던 물가가 지난해 6월부터 3%대 안정세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13일 “이 (CPI) 지표에서 내가 보는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지속적인 진전이 있었다는 점”이라며 “아파트 임대료 상승률은 완만해졌으며, 심지어 일부 하락하기도 했지만, 그러한 상황이 CPI의 주거비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물가는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1월 CPI는 -0.8%로 지난해 10월(-0.2%), 11월(-0.5%), 12월(-0.3%)에 이어 넉달째 하락세다. 중국 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중국인의 최고 기호식품인 돼지고기 가격인데, 1월에 17.3%나 급락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2022년 10월 이후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각종 경기 부양책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내수 침체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론적으로는 제품 가격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져야 하지만 중국에선 그렇지 않다”며 “중국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에 직면했으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중국인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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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다만 2월 CPI는 1월보다 하락폭이 줄고 4월 전후엔 플러스로 돌아설 거란 관측이 나온다. 2월 들어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데다 올해는 이른바 ‘춘절 효과’도 있어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2010년 이후 예측 결과를 보면 올해처럼 2월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이 있는경우 1월 CPI는 0.3%포인트 낮고 2월 CPI는 0.2%포인트 높은 특징을 보인다”며 “2월 CPI는 반등할 수밖에 없고, 예측치에 따라 다르지만 4월 전후해 CPI의 플러스 반등이 나올 것으로 중국 투자은행(IB)들은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춘절(10~17일) 직후 금리 인하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거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렸지만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는 5개월 연속 동결해왔다. 지난달 중국의 사회총대출 규모는 6조5000억 위안으로 최근 10년래 가장 컸다. 시장에 돈을 풀어 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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