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차장 공석인데 '처장 직무대행 사의' 표명
고발사주 유죄로 수사력 입증…내부는 혼란
처장 후보추천위원회 공전…여야 대립 여전
[과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출범 3년 만에 첫 유죄를 끌어내면서 '폐지론'을 두고 절치부심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다시 위기를 맞았다. 공수처장 직무대행인 김선규 수사1부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공수처 위기 불씨가 '수사력'에서 '조직 내 혼란'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사진은 김진욱 전 공수처장이 지난달 19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비공개 이임식을 마친 뒤 건물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2024.01.19. kkssmm99@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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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폐지론'을 두고 절치부심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다시 위기를 맞았다. 공수처장 직무대행인 김선규 수사1부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공수처 위기 불씨가 '수사력'에서 '조직 내 혼란'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대행은 지난 7일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처장과 차장이 모두 공석인 상황에서 발생할 혼란을 고려해 오는 29일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김 대행은 과거 검찰 근무 당시 수사기록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일 2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당초 1심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별도 경로를 통해 자료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일축하며 유죄를 선고했다. 김 대행은 지난 7일 상고했다.
수사1부장인 김 대행의 사직서가 수리되면 차장 직무대행인 송창진 수사2부장이 처장 직무대행을, 박석일 수사3부장이 차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대행 체제에서도 공수처 부장들은 매일 진행하는 오전 회의를 거쳐 위임된 전결 규정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행 체제가 시작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처장 대행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리더십 공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직 내부 운영 문제는 물론, 굵직한 사건들의 기소·불기소,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윗선의 판단이 필요한 경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수처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간단한 수사나 행정 분야의 일은 부장들끼리 논의를 거쳐 운영할 수 있겠지만,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처장의 결재가 필요한 부분들에선 딜레이 가능성이 크다"며 "2월 한 달 동안은 공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 대행이 사표를 내기로 한 오는 29일은 제8차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열리는 날이다. 처장 최종후보 2명이 가려지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게 된다.
다만 지난해 12월 구성을 마치고 출범한 추천위는 7차례에 걸친 회의에도 최종후보 2명을 추리지 못하고 있다.
최종후보는 심우정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여야 추천위원 각 2명 등 7명 중 5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재까지 여권 측 추천 후보로 알려진 오동운 변호사만 최종후보로 선정된 상황이다.
추천위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오는 29일 개최될 제8차 회의에서도 최종후보 선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여권에서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고집하고 있는데, 그는 '공수처가 태어나지 않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무엇보다 차관급 고위직 인사를 공수처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들이 보시기에 중립적이지 않다"고 했다.
한편 지난 4·15 총선 개입을 목적으로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한 혐의로 공수처에 기소된 손준성 차장검사(검사장)는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공수처 출범 3년 만의 첫 유죄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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