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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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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크롬비 24점’ IBK기업은행, 도로공사 잡고 5연패 탈출하며 봄배구 진출의 불씨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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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5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며 봄배구 진출의 불씨를 되살렸다.

IBK기업은행은 7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의 맞대결에서 세터 폰푼의 고른 분배 아래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세트 스코어 3-0(25-20 26-24 25-00)으로 이겼다. 승점 3을 챙긴 IBK기업은행은 승점 36(12승14패)이 되며 4위 정관장(승점 41, 13승13패)와의 격차를 줄이며 봄배구 진출의 희망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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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마지막 4경기를 내리 패한 뒤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1일 정관장전에서도 1-3으로 패한 IBK기업은행은 이날 경기마저 내줬다면 봄배구 진출의 희망이 더욱 희박해질 수 있었다. 경기 전 만난 김호철 감독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못 잡다보니 어느덧 5연패에 빠졌다. 연패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라면서 “결국 해줘야할 선수들이 어려울 때 해줘야 한다. 한 자리에서 4~5점을 연속으로 먹으면서 경기를 내줄 때가 많다.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사령탑의 절박한 마음을 선수들도 읽었을까. 아니면 선수들 역시 이날 경기를 내주면 희망이 더욱 작아진다는 것을 직감했을까. IBK기업은행 선수들의 몸놀림은 연패 때와는 사뭇 달랐다.

경기 전 세터 폰푼이 결정적인 순간 때마다 에이스인 아베크롬비가 아닌 다른 선수들의 공격 루트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던 김 감독의 마음을 읽은 듯, 이날 폰푼은 클러치 상황마다 아베크롬비를 활용하며 경기를 풀어나갔고, 경기는 한결 쉽게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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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아베크롬비에게만 의존하는 경기 양상은 아니었다. 1세트에 오른쪽의 아베크롬비가 5점, 왼쪽의 표승주, 황민경도 모두 5점씩을 올렸다. 이상적인 득점 분포였다. 황민경은 서브득점 2개로 상대 서브 리시브를 흔들었고, 표승주도 공격과 리시브에서 제몫을 다 해내며 1세트를 25-20으로 쉽게 따냈다.

IBK기업은행은 2세트에도 기세를 몰아 세트 중반까지 19-15로 앞서나가며 무난하게 따내는 듯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지적대로 한 순간 흔들리며 도로공사의 맹추격을 허용했고, 결국 2세트는 듀스에 돌입했다. 24-24에서 긴 랠리가 지속되는 상황. 폰푼은 후위에 있던 아베크롬비에게 라이트 백어택을 올렸고, 아베크롬비는 이를 코트에 내리꽂았다. 이어 최정민이 상대 리시버 중 가장 리시브가 취약한 타나차(태국)에게 목적타 서브를 날렸고, 타나차의 리시브는 팀 동료들이 아무도 받아낼 수 없는 코트 사각으로 떨어지면서 IBK기업은행은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나갔다.

3세트 역시 경기 양상은 비슷했다. IBK기업은행이 2~3점차 리드를 잡으면 곧바로 추격을 허용했다. 여전히 한 자리에서 2점 이상을 먹는 모습이었지만, IBK기업은행의 승리에 대한 갈망이 더 컸다. 결정적인 상황마다 아베크롬비의 득점포가 터지거나 블로킹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13-12에서도 최정민이 타나차의 공격을 막아낸 뒤 아베크롬비의 페인트까지 코트에 떨어지며 15-12로 달아났다. 타나차의 공격 범실, 임혜림의 오픈 공격, 김정아의 서브득점, 부키리치의 공격범실까지 나오면서 IBK기업은행은 20-13까지 점수차를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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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켜나간 IBK기업은행은 23-15에서 황민경의 오픈 공격으로 매치포인트에 도달했지만, 또 다시 한 자리에서 내리 3점을 내줬다. 위기감이 커지던 상황에서 도로공사 전새얀의 서브가 코트를 벗어나면서 IBK기업은행은 3-0 승리를 완성했다.

아베크롬비는 공격 성공률 50.00%로 24점을 몰아치며 팀 공격을 주도했고, 표승주와 황민경도 각각 11점, 10점을 올리며 화력을 지원했다. 주전 리베로 신연경의 부재 속에서 주전으로 나선 김채원도 수비에서 제 몫을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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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도로공사는 부키리치가 20점(공격 성공률 38.46%)으로 분전하긴 했지만, 나머지 윙 선수들의 화력 보조가 아쉬웠다. 타나차는 좋은 탄력을 앞세워 공격에선 제몫을 해줬지만, 리시브 불안으로 코트에 내내 세우기 힘들었다. 전새얀이나 이예림 등의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들도 리시브나 수비에선 제 몫을 해줬지만, 공격력이 아쉬웠다. 부키리치 다음으로 점수를 많이 올린 선수가 미들 블로커인 배유나의 10점이었다.

김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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