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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퇴임 “먼저 떠나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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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검찰 견제’를 내걸고 2021년 출범시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첫 수장인 김진욱 처장이 19일 3년 임기를 마무리했다.

조선일보

김진욱 공수처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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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이임식 이후 퇴임했다. 김 처장은 퇴임사에서 “아직도 미비한 것이 많은 상태에서 제가 임기를 마치고 떠나게 돼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우리가 언제까지나 법이나 제도의 미비함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지난 3년간의 소회로 퇴임사를 이어갔다. 그는 “그동안 공수처는 일부 사건들에 있어서 편향적이라는 비판도 받아왔다”면서 “그러나 사건 수사에 있어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가 그동안 성과가 미미하다는 비난의 말씀을 많이 들었다”며 “초대 처장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이 있으니 그 결과도 지켜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처장이 재직하던 공수처는 지난 3년간 6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받고도 사실상 성과가 없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7700여 건의 사건을 접수했지만 직접 기소한 사건은 3건에 그쳤으며, 그중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구속 수사도 한 건도 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친문(親文) 검사인 이성윤 검사장 ‘황제 조사’, 공수처 비판 보도 언론인 ‘통신 사찰’ 등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또 김 처장은 퇴임사에서 후임 공수처장 인선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제가 누구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어떤 지시나 간섭을 받은 일이 없다는 점도 말씀드린다”며 “공수처 수사에 있어서 독립성의 준수는 수사의 중립성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이런 전통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김 처장은 작년 11월 10일 국회에서 여운국 공수처 차장과 휴대전화 앱 ‘텔레그램’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언론 카메라에 찍혀 논란을 빚었다. 그 메시지에는 후임 공수처장 인사 전망 등을 언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공수처장과 공수처 차장은 후임 인선에 관여할 법적 권한이 없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사안으로 김 처장과 여 차장을 조사 중이다.

김 처장은 퇴임사에서 “신생 기관으로 할 일은 태산 같은데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된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제반 행정 업무를 묵묵히 잘 수행해 오신 우리 처 직원분들과 파견 직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위공직자의 부패 범죄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와 공소 유지라는 업무 수행에 불철주야 매진해오신 검사와 수사관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공수처는 당분간 수장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아직 차기 처장 후보군조차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추천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6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 후보군 2명을 확정하지 못했다. 당연직 추천위원인 법원행정처장 교체로 다음 회의 날짜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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