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가 18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에서 '해병대 수사 외압' 공수처 신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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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지난 17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해병대 사령부의 사령관·부사령관 집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 16~17일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측근인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의 사무실과 자택, 박진희 전 장관 군사보좌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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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채 상병 순직에…군 상부 ‘수사 축소 요구’ 의혹
해병대 1사단 고(故)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은 지난해 7월 19일 폭우가 쏟아진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에 구명조끼 없이 투입돼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이 사건 수사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맡았다.
박 대령은 10여일 뒤인 7월 30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이종섭 전 장관 등 상부에 보고하고, 8월 2일 해당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그러나 같은날 국방부 검찰단(군검찰)은 경찰에서 자료를 회수했고 박 대령은 보직 해임됐다.
국방부 수사 외압 의혹을 공수처에 고발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왼쪽)이 지난해 9월 14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자수사처(공수처)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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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군 지휘부의 ‘수사 외압’ 의혹이 일었다. 보고서를 승인한 다음날(7월 31일) 이 전 장관이 ‘수사 결과 이첩을 보류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과 유재은 법무관리관이 박 대령에게 ‘조사 보고서의 경찰 이첩을 중단하라’고 반복적으로 지시했다는 의혹, 박진희 전 보좌관이 김계환 사령관에게 ‘수사 의뢰 대상을 줄이라’는 요지로 보낸 텔레그램 대화 등이 알려졌다.
앞서 박 대령은 보직 해임과 동시에 ‘집단항명 수괴’로 지목돼 군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경찰에 자료를 이첩한 혐의다. 박 대령은 지난해 8월 11일 군검찰의 수사를 거부하며 입장문을 통해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수 차례 수사 외압과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군검찰은 그해 10월 6일 박 대령을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현재 군사법원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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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5개월만 첫 강제수사…국방부는 즉답 피해
지난 16일 오전 '해병대 예비역 신년 정책설명회'가 열린 경기 성남시 수정구 밀리토피아 호텔에서 해병대 예비역 전국연대 회원들이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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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지난해 8월부터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박 대령이 지난해 8월 23일 유재은 법무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면서다. 9월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이 전 장관과 신범철 전 국방차관 등을, 10월에는 민변·참여연대 등이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의 이번 압수수색은 고발 5개월 만이다. 박 대령을 비롯한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지난해 9월 이뤄졌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해병대 사건 등의 수사 상황을 묻는 의원들 질의에 “임기 내에 최대한 빨리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공수처의 압수수색 관련 질문에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확인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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