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는 지난 12일 서울경찰청 소속 경무관 김모 씨가 "수사기관의 압수에 관한 처분을 취소·변경해달라"며 낸 준항고 신청을 기각했다. 준항고는 검사나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일정 처분을 받은 사람이 법원에 다시 판단을 구하는 불복 절차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으로부터 억대뇌물 혐의를 받은 김모 경무관의 영장실질심사가 8월 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2023.08.02 leemari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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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김씨가 지난 2022년 6월 대우산업개발 측으로부터 분식회계 수사 무마를 대가로 3억원을 약속받고 이 중 1억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2~3월 김씨의 근무지와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는 김씨가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 A씨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내역을 확인했다.
공수처는 김씨가 2020년 6월~2023년 2월 A씨로부터 사업 및 수사상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대가로 4억38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7월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입건해 2차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김씨 측은 공수처의 2차 압수수색과 관련해 "2021년 1월 이전에는 고위공직자에 해당하지 않아 고위공직자 범죄가 아니고 기존 뇌물수수 혐의와 직접 관련성이 없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준항고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수처의 압수수색 과정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 김씨 측 주장을 기각했다.
소 판사는 "준항고인(김씨)은 2021년 1월경 경무관으로 임용돼 현재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에 해당하고 A씨로부터 수사상 편의 등을 제공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뇌물수수 내지 알선수뢰 혐의(제2혐의)는 고위공직자 범죄로서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2혐의 자체로 준항고인이 고위공직자로 재직한 이후의 범죄사실이 포함돼 있어 적어도 이 부분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임은 명백하다"며 "고위공직자 임용 전의 일부 기간이 있다는 이유로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아니게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소 판사는 위법한 별건 수사라는 김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이 본래 목적한 수사에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별개의 사건을 부당하게 수사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에 대해 당연히 수사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제2혐의에 대한 수사는 제1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단서를 기초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하게 된 것으로서 제1혐의 수사를 목적으로 이뤄진 위법한 별건수사라는 취지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했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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