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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퇴임식 사흘 앞둔 공수처장 “비판 겸허히 수용...역사의 평가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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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공수처장이 오는 19일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김 처장은 16일 기자 간담회에서 “사건 1~2건 하는 것보다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후임자들이 일할 수 있는 인적, 물적, 규범적, 시스템적 기반을 마련하고 나간다”라고 했다.

김 처장은 “취임 한 달 만인 지난 2021년 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초대 처장으로서 중요한 과제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라며 “지금 생각해봤을 때 잘한 답변이었다”고 했다. 김 처장은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아서 훈련하고, 청사 이전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수백개의 수사 규정을 만들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구축해서 연결했다”고 자평했다.

그동안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유죄 판결을 받아낸 고위 공직자 비리 사건은 한 건도 없는 등 수사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도 많았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사실관계나 내부 사정을 잘 모르시지 않나. 나중에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에서 공(功)은 없다고 보는 것 같은데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도 했다.

이어 공수처 검사의 임기 문제 등을 언급하며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는 사건 한 건 한 건이 민감하고 정치적 함의가 있어 굉장한 중압감이 있지만 수사 여건은 별로 좋지 않다”라며 “인력이 제한돼 있고 임기도 3년 연임제로 정년이 보장된 구조도 아니다. 그런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공수처 검사가 3년 계약직 공무원처럼 연임 보장도, 정년 보장도 없어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다. 공수처 출범 초기에 임용된 1기 검사 13명 중 남아 있는 검사는 단 2명에 불과하다.

김 처장은 남은 구성원에게는 “공수처가 25년 동안 만드느냐 마느냐로 논란이 됐다는 것은 공수처가 필요한 조직이라는 얘기”라며 “힘들 때도, 어려울 때도 있겠지만 흔들리지 말고 할 일을 하자.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당부했다.

김 처장은 퇴임 후 계획을 묻는 기자 질문에 “제가 한번 여쭤보고 싶다. 어디로 가면 제일 좋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김 처장은 “어디로 가면 제일 논란이 없고 자연스럽나. 당분간 아무 생각 없이 좀 쉬고 싶다”라고 했다.

퇴임식은 오는 19일 오전 10시30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회의실에서 직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린다. 기관장 퇴임식을 비공개로 하는 것은 흔치 않다고 한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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