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답변 제출해 "처장, 차기 후보 선출 과정 관여 위치 아냐"
영장전담 판사 실명 거론에는 "다음 청구 '신중' 강조한 것"
김진욱 처장, 여운국 차장 |
(서울=연합뉴스) 이도흔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의 '후임 인선 논의' 문자메시지를 조사하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단순 사적 대화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가 이를 부패행위 혹은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로 규정하며 출석 조사를 요구한 데 반박한 것이다.
1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공수처는 권익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 "처장은 차기 처장 후보 선출 과정에 관여하거나 의견을 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이같이 답했다.
공수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처장은 예결위 내내 국회에 출석해 차장으로부터 메신저나 문자로 각종 업무보고를 받았다"며 "보고 내용에 최근 국회에서 출범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와 영장 기각 관련 내용들이 포함돼 후임 처장 하마평과 다음 영장 청구 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장은 3년 전 후보로 거론된 인사 중 검사 출신은 많았던 반면, 판사 출신은 많지 않았던 점을 상기하면서 판사 출신으로 거론될 만한 인사들을 생각나는 대로 거론했다"며 "차장은 거론된 인사들에 대해 '추천되더라도 절대 하시지 않을 분들'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장전담 판사들의 실명이 거론된 데 대해서는 "공수처가 신청한 4차례 영장이 기각된 상황에서 다음 영장 청구는 만반의 준비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거론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공수처 사건을 담당하지 않았던 다른 한 분에게 영장이 기각되는 경우 영장전담 재판부 전원으로부터 기각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니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처장과 여 차장은 지난해 11월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휴대전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후임 공수처장 인사 전망과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들을 언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공수처장과 차장의 문자 |
권익위는 김 처장과 여 차장이 후임자 관련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부패 행위라는 취지의 신고가 들어와 지난달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를 방문해 김 처장과 여 차장에 대한 대면조사를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공수처는 현행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권익위에는 피신고자인 공수처의 동의 없이 강제로 조사할 권한이 없다며 서면조사에만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leed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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