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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압색 영장 기각률 檢의 5배···재판行은 1000건에 1건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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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3년···빈수레 전락]

173건 중 45건 기각···비율로는 26%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 해 거듭할수록 ↑

檢은 5.86%로···3년간 한 자릿수 유지

선별입건 폐지로 선택과 집중 실패 결과

처리 사건 수만 급증···불기소 등만 늘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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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3년 동안 청구했다가 기각된 압수수색 영장 비율이 검찰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월 출범 이후 재판에 넘기거나 공소 제기를 요구한 이들도 단 8명에 그쳤다. 그나마 지금까지 유죄를 이끌어낸 판결도 없었다. 공수처가 2기 체제 수립을 앞두고 있으나, 수사력 논란은 물론 공수처장 후보자 선정 ‘난항’까지 안팎으로 혼란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회를 통해 공수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가 지난 3년 동안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173건 가운데 45건(26%)이 기각됐다. 이는 같은 기간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5.86%)보다 5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문제는 공수처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출범 첫해인 2021년의 경우 총 43건의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10건(23.3%)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2022년과 2023년에도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이 각각 25.9%, 27.2%를 기록했다. 반면 검찰의 경우 같은 기간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이 5%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검찰이 청구(경찰 신청 건수 제외)한 압수수색 영장은 3387건으로 이 가운데 209건(5.81%)만 기각됐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3911건, 4790건의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률을 5.07%, 5.73%에 그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청구되는 압수수색 영장의 경우 일부 부분 기각되는 사례는 있지만, 전체가 이른바 ‘통기각’으로 처리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며 “공수처 수사의 특수성을 따지더라도 기각률이 30% 가까이된다는 것은 혐의 입증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수사력이 부재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공소 제기나 공소 제기 요구 등 혐의에 따라 재판에 넘긴 이들도 8건에 머물고 있다. 이는 3년 동안 공수처가 접수·처리한 사건 4448건 가운데 0.17%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검찰, 경찰 등 타 기관 이첩 건수만도 3356건으로 75.44%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공수처가 수사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 탓이라고 분석한다. 공수처가 사건사무규칙을 개정하면서 ‘선별입건’을 폐지한 게 수사력 분산·약화로 이어지면서 실질적 결과물 도출에는 실패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수처 내부에서도 “선별입건 폐지 이후 단순히 검찰 수사나 법원 판결에 불만을 표출하는 고발, 진정 사건 처리가 늘면서 사실상 ‘하지 않아도 되는 무의미한 사건’만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는 ‘핵심 친문 검사’로 꼽히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공수처장 관용차로 데리고 온 ‘황제 소환’ 등 편향성 논란이 계속되지, 지난 2022년 3월 선별 입건(고소·고발 사건 중 실제 수사할 사건을 선택해 입건하는 것) 제도를 폐지했다.

수사력 부재 논란이 거듭되는 가운데 차기 공수처장 선정 과정마저 공전하고 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0일 6차 회의를 열고도 대통령에게 추천할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못했다. 최종 후보자 2명 가운데 1명은 오동운 법무법인 금성 변호사로 낙점했으나 나머지 1명은 정하지 못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의 임기는 오는 20일까지다. 김 처장을 대행할 여운국 차장 임기도 28일 끝나, 2명 후보군을 선정하더라도 대통령 지명,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해 일정 기간 ‘지휘부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수처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한 관계자는 “정치적 의도에 따라 수사할 사건을 고른다는 비판을 피하려는 조치로 선별입건을 폐지했으나, 이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며 “인원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검찰에서 즉시 각하할 사건까지 처리하면서 공수처 내부에 과부하가 걸렸고, 이는 향후 2기 체제가 출범하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선별 입건 폐지 전인 2021년 1월 21일부터 2022년 3월 13일까지 공수처가 직접 처리한 사건은 405건으로 이 가운데 24건을 입건(불입건 381건)했다. 타 기관 이첩은 검찰(2162건)과 경찰(452건) 등 2620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직접 처리한 사건 수는 3712건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진정 사건에 대한 공람 종결 등은 2699건으로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했다. 수사 불개시와 불기소 등도 각각 258건, 728건에 달했다. 반대로 타 기관 이첩 건은 736건으로 줄었다.

안현덕 법조전문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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