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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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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성원 마음주의 대표 “심리상담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온라인 상담 관리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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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스케줄 앱, zoom, 워드, 문자 발송 서비스 등 분산된 툴로 관리돼 온 심리상담 분야의 문제
파편화된 기능들을 보안이 보장된 환경에서 하나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고도화 비전
과거 투자사 심사역 팀장, 엔젤투자자 등으로 나서 고피자, 펫프렌즈, 미네르바 스쿨 등에 성공적 투자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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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앞서 나가는 지표도 많지만 불명예스러운 지표도 적지 않다. 가령 ‘OECD(경재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 1위’와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심리적 문제는 경쟁 중심의 고립적인 사회 현상, 사회 양극화에 따른 경제적 문제 등이 심화되며 개선되지 않는 모양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정신건강정책 혁신 방안’을 내 놓았다. 오는 2027년까지 100만명에게 심시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지속적인 전국민 마음건강 투자사업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심리상담 분야에 효율성을 저해하는 고전적인 심리상담 서비스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여전히 상담 내용이 수기로 기록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IT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문가들도 더러 있지만, 통합된 관리가 어려운 파편화된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이를테면 비대면 상담의 경우 zoom을 이용하고 상담 스케줄 앱을 사용하며 수기 대신이라고 해도 고작 워드나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정도다.

지속적으로 심리상담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업계의 정체된 관리 방식은 정부의 ‘정신건강정책 혁신 방안’이 제대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 반드시 선결되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의 심리상담 전문가들까지 이용자로 정의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심리상담사를 위한 온라인 상담 관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 ‘마음주의’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투자사, 엔젤투자자 출신의 이성원 대표가 구축한 마음주의 플랫폼은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 없이 웹 상에서 간단한 회원 가입만으로 전문가들에게 상담 예약 일정 관리, 문서 작성 및 전자서명, 온라인 상담도구를 활용한 비대면 상담 기능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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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말 론칭한 이후 5개월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 1000명 남짓의 심리상담 전문가가 서비스에 반응한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마음주의 플랫폼은 이제 개별 심리상담사를 넘어 심리상담센터가 활용할 수 있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형 서비스로 일부 유료화 서비스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마음주의의 또 다른 경쟁력은 시작부터 심리상담 전문 학회, 기관들과 협업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해 왔다는 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심리상담 수요가 커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서겠다는 것이 스타트업으로서 마음주의의 성장 로드맵이다. 그러한 마음주의의 비전과 가능성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데도 성공하며 지난해 5월 20억원 규모의 프리 A 투자 유치라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테크42는 이성원 마음주의 대표를 만나 창업에 얽힌 지난 이야기와 올해 진행할 다양한 계획,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등을 들어봤다.

글로벌 투자 담당 심사역이 창업가로 변신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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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주의를 창업하기 전, 이성원 대표는 신한벤처투자(전 네오플럭스)에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벤처투자본부 투자 팀장으로 커리어를 쌓으며 펄어비스를 비롯해 인도 시장을 대상으로 글로벌 투자를 경험했다. 이후 전문엔젤투자자로 나서 고피자, 펫프렌즈 등의 초기 투자를 이끌었고 그러한 회사들은 이제 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그는 마음주의 창업 와중에도 핀포인트벤처스 대표로 나서 세계혁신대학(WURI) 순위에서 2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한 미네르바 대학에 바이트댄스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투자에 관여하기도 했다. 지난 경험을 털어 놓는 이 대표는 “투자에 성공했다기 보다 그들이 성공하는 회사가 되는데 기여했을 뿐”이라며 겸손을 내비쳤다.

그런 그가 투자자로서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를 뒤로하고 마음주의를 창업한 이유는 뭘까? 그는 “인생에서 성장의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하며 “스스로의 기질을 돌아보는 와중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마음주의 창업 3년 전을 돌이켜봤을 때 고피자가 인도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며 성공하고 있었어요. 당시 임재원 고피자 대표님이 굉장히 열심히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면서 ‘인생에서 성장의 경험을 덜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돌이켜보면 저는 초기투자에 비해 후속 투자나 더 큰 규모의 투자에서는 그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었어요. 그렇게 냉정하게 자기 인식을 하면서 제가 투자자보다는 창업가의 기질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왕이면 더 늦기 전에 다시 도전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렇게 마음주의 창업으로 연결이 됐죠.”

더구나 그에게는 대학 시절 이미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스튜디오를 창업해 성공한 경험도 있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철학과를 다니던 시절 그는 같은 학교 음대 출신의 그루폰 창업자 앤드류 메이슨(Andrew mason)의 성공을 목격했다. 이로 인해 당시 노스웨스턴대학 내에서도 창업 프로그램이 활기를 띌 정도였다고. 그런 그에게 벤처투자 생태계, 그리고 창업에 눈을 뜨게 하는 경험이 우연찮게 찾아왔다. 지난 기억들이 생생한 듯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이 빛났다.

“피드버너(FeedBurner)라는 blog rss 피드를 모아 송출하는 서비스를 창업해 구글에 매각한 올렉카우스키(Steve Olechowski) 겸임교수의 스타트업 프로젝트인 브링파이어(Blinkfire)에 초기 멤버 제안을 받았죠. 지금은 스포츠 마케팅, 디지털 마케팅으로 굉장히 커진 기업의 초창기 멤버로 합류해 경험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콜로라도 소재의 파운드리 캐피탈(Foundry Capital)의 투자자 브레드 펠트(Brad Feld) 등을 통해 엔젤 투자자들이 어떻게 투자를 하고 창업가들이 어떻게 창업하는지를 모두 재학 중에 경험할 수 있었어요. 앞서 그 이전에는 제가 1학년 당시 휴학을 오래 한 기간이 있었는데 그때 7년 정도 한국에 돌아와 친구와 같이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를 창업해 ‘물가에 돌튕기기 IQ’라는 게임을 만들고 퍼블리싱해 게임빌에 매각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죠.”

한 차례의 피보팅 이후 발견한 심리상담 분야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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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에게 있어 마음주의는 수 차례의 피보팅(사업 방향 전환)을 감행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2021년 4월 창업 당시 사명은 ‘비디오하우스닷라이브’였다. 이 대표에 따르면 GPU, CPU의 연산 처리 속도 향상, 전세계 통신망의 안정화 등 메타이코노믹스 (meta economics)에 기반해, 차세대 실시간 화상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을 선보이기 위한 시도였다. 초기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수 차례 피보팅 끝에 이 대표의 눈에 들어온 도메인이 바로 심리상담 분야였던 것이다.

“당시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 및 테크 레거시가 가장 가치있게 활용될 수 있는 분야를 찾던 와중에 심리상담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그리고 지난해 1월 본격적으로 ‘마음주의’ 프로젝트에 착수했죠. 공동창업자인 남승현 CPO와 함께 4명의 프로덕트 팀과 3명의 심리학자, 2명의 심리학 배경을 가진 팀원들로 프로젝트 팀을 구성했어요. 이후에는 호주에 있는 심리학자 분도 합류를 했고요. 또 저 역시 당시 신설된 고려대학교 심리과학융합대학원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어요. 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최고의 심리학자 분들과의 내부 소통을 위해서도 전문적인 심리상담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죠. 학업을 통해 교수님들, 교우들과 만나며, 업계 전문성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과 리더쉽에 대한 많은 고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마음주의 소개 영상. (영상=마음주의)
쉽지 않은 스타트업 경영 와중에도 비전문가인 대표가 정식 전문가 과정까지 밟으며 노력하는 사례는 보기 드문 것이 사실이다. 이 대표가 이처럼 마음주의에 진심을 담는 이유는 단순히 한국 시장에만 의존하는 서비스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마음주의 팀의 시선이 향한 곳은 글로벌이라는 의미다. 이 대표는 “궁극적으로 심리 관련 콘텐츠를 통해 교류할 수 있는 범세계적인 심리 분야의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향후 저희는 심리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그것을 마음주의에 릴리즈해 세계 각국의 상담심리학자 분들이 적용하고 평가하면서 상호 검증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어요. 그럴수록 플랫폼 자체를 강화할 필요가 있죠. 우선은 국내 시장에서 상담사 분들의 니즈를 잘 반영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지만, 서비스 자체는 태생적으로 글로벌 SaaS로 거듭나야 하는 프로젝트 거든요. 그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전 직원들이 심리상담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심리상담이 절실한 세상, 각국 전문가들이 제대로 역할 할 수 있게 돕는 플랫폼 될 것

마음주의는 이렇듯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안목으로 올 1분기부터 영문 알파버전 출시와 테스트를 시작으로 영어 사용 국가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해외 체류 중인 국내 내담자를 대상으로 마음주의를 사용 중인 심리상담사와의 매칭 서비스도 염두하고 있다. 물론 그 전에 내재화된 역량을 극대화시켜 프로덕트를 개선하고 업데이트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마음주의는 실질적인 사용자가 되는 전문가그룹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정교함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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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준 심리상담 시장 전체는 1조원 이상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는 60억원 내외로 협소한 시장이지만, 그만큼 100% 점유율을 목표로 삼고 전문가그룹과 연계를 하고 있죠. 한국상담학회와는 지난해 7월 ‘온라인 상담 관리 서비스 보급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은 바 있으며, 한국상담심리학회 학술대회에도 지난 10월에 메인 스폰서로 참석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저희가 진행하는 서비스가 상담사의 편익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에 기반해 우호적인 제휴관계 구축하고 있는 거죠.”

이어 인터뷰 말미 이 대표는 “2023년이 프로덕트를 탄생시키는 해였다면 올해는 구체화의 원년”이라며 “기술을 통해 심리학에서 진행 중인 과학 기반 연구들을 한층 끌어 올리고 유의미한 결과물을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는 저희 고객인 심리상담사분들을 비롯해 프로덕트 차원에서도 구체화가 진행하는 해가 될 겁니다. 그런 구체화는 현재 다양한 기능 중에 어떤 기능에 힘을 줄지에 대한 논의가 반영되는 과정으로 진행 될 거예요. 그 외에 해외 시장 진출 전략과 고객 관리 측면에도 구체화 전략을 가져가야 하고요. 올해 이런 작업들은 성장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내년을 위한 체력이 될 겁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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