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지휘부, 후임 인사 문자 교환 논란
권익위 "개인 자격 출석해 조사받아야"
공수처 "소명 자료 제출…충분히 협조"
후임 인사 지연…수장 공백 불가피 전망
김진욱(왼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해 11월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여운국(오른쪽) 공수처 차장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언론에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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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공수처 지휘부는 차기 공수처장 후보 거론 문자와 관련한 논란을 두고 “권익위에 이미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등 충분히 협조를 했다”며 권익위 직접 출석 요구에 거부 의사를 재확인 했다.
권익위 “대면조사 나서야” VS 공수처 “서면으로 협조”
앞서 정승윤 권익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수처장과 차장은 앞서 여러 차례에 걸친 권익위의 면담 조사 요구에 계속 불응한 데 이어 오늘 10시로 예정된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며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개인 자격으로 권익위에 출석해 성실하게 조사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직무대행은 이어 “공수처장과 차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은 공직자의 인사청탁에 관한 사항으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부패 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청탁금지법 및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 지도부가 사적인 의견 교환에 불과하다는 해명에 대해서는 “문자 내용의 구체성과 중요성, 그리고 문자를 주고받은 장소와 시간 등에 비춰 피신고자들의 해명을 믿는 국민은 거의 없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김 처장과 여 차장은 지난해 11월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문자를 주고받으며 후임 공수처장 인사를 논의해 논란을 빚었다. 권익위는 이들에 대한 부패 신고를 접수하고 지난달부터 조사를 진행해왔다.
공수처는 지휘부가 서면조사를 받겠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권익위에서 요구하는 대면조사는 법령상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앞서도 공수처는 권익위 대면조사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패방지권익위법 제59조제5항에 따라 권익위는 ‘부패행위 신고 사건’ 처리 시 ‘피신고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정해’ 피신고자에게 의견 또는 자료 제출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이에 정 부위원장은 “권익위 면담조사가 법적 근거 없다는 식으로 법을 왜곡하는 공수처의 행태에 우려를 표한다. 혹시 공수처는 국민이 부여한 행정조사권이라도 영장과 같은 강제력이 없으면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처장과 차장에 대한 조사는 공수처라는 국가기관의 법 집행의 위법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개인의 일탈 여부를 조사하는 사안인 만큼 공수처가 이번 조사에 개입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 수장 공백 사태 불가피
공수처 후임 처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수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처장 임기가 오는 20일 끝나는 가운데 후보추천위원회가 석달째 공전하면서다. 후임자가 없으면 여 차장이 처장 직무대행을 맡지만 여 차장 임기도 28일 끝난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오는 10일 6차 회의를 연다. 앞서 열린 5차례 회의에서 대통령에게 추천할 공수처장 최종 후보 2명을 추리지 못해서다. 추천위가 오는 6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를 내도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 국회 인사청문회 등 기본 절차에 적어도 1개월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수장 공백 사태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추천위는 지난해 11월 1차 회의에서 판사 출신인 오동운 변호사를 최종 후보 2명 중 1명으로 선정했다. 오 변호사는 여권 쪽 위원들 지지를 받았다. 다른 1명을 두고 여야 위원들의 의견이 팽팽히 갈리면서 회의가 공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떠오른 인물은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여권 측 위원들이 밀고 있는 후보지만, 야권 위원들의 반대로 7명 중 5명 이상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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