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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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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 “사법농단 일원으로 행동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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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에서 열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승소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의 ‘제3자 해법’에 기초해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이 조 후보자가 외교부 차관 재직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을 만나 강제동원 재판 재상고심 진행과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재판 거래’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대해선 “소위 ‘사법 농단’의 일원으로서 행동한 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세계일보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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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거래 관여한 적 없다”

조 후보자는 민주당 의원들의 거듭되는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된 거듭된 질문에 “외교부 차관으로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도 중요하고, 그 문제로 생기는 한·일 간의 외교적 문제를 절대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행동한 것이지 소위 말하는 사법농단의 일원으로서 행동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2015년 6월 임 차장을 만나 강제동원 재판 재상고심 진행과정 전반을 의논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강제동원 재판에 대한 외교부의 의견서를 받아주는 대가로 법관의 재외공관 파견을 신설해달라고 요구했고, 2017년 6월부터 주제네바 대표부에 법관이 파견됐다는 것이 의혹의 뼈대다.

조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이 이 의혹에 대해 질문하자 “(법관의 제네바 파견에) 저는 일체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 임 차장을 만난 것은 2015년 제정된 대법원 민사소송규칙에 따라 외교부의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형식과 구조에 관한 내용을 묻기 위한 것이었을 뿐 재판의 내용 그 자체와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미국과 영국에서는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소송의 절차에 관련된 사항일 경우 국무부나 외교당국의 의견을 물어 그 의견을 존중해서 판결을 내리는 것이 관행”이라며 “사법부도 국가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5년 차관 재직 당시 강제동원 재판에서 일본 피고기업을 대리한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과 만나 강제동원 문제를 논의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유 전 장관은 외교부 선배이자 상사여서 가끔 만나 점심을 하면서 대화를 한 적은 있지만 이 얘기(강제동원 재판 관련)를 한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강제동원 배상 문제는 일괄적으로 해결됐다는 것이 역대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사법부 판단(2018년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3자 해법이 나온 것이고 그 이행과정에서 외교적 노력이 이뤄지고 있으며 한·일 간 협의도 이뤄지고 있으니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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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안보 경계 허물어져”

앞서 조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경제 따로, 안보 따로 외교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경제, 안보 융합 시대가 됐다”며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서 외교의 융복합적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외교관 경력 40년 중 전반 30년은 통상 분야에서 주로 근무하고 후반 10년은 외교부 제2차관과 주유엔대사를 지내며 다자외교를 총괄한 그는 “경제와 안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오늘날의 시대적 배경이 저를 이 자리에 세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미·중 전략경쟁은 기술패권 경쟁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 파장이 한·중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가능한 한 (주요 자원에 대한) 대중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과 공급망 협력을 다양하게 모색해서 위험 리스크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추진위원으로 활동해온 경력에 대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질문에 대해선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공이 과보다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록파’ 조지훈 시인의 3남인 그는 “저희 선친이 이 전 대통령의 행적에 비판하는 입장이셨고 역사적 화해라는 측면에서 그분의 아들인 제가 (기념회에) 참여하는 것이 상징적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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