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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경계부대 전역' 23살 유망주, 판 흔들 준비한다…"'얘가 오명진이야' 계속 어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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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훈련하고 있으면 이정훈 감독님께서 옆에 오셔서 '얘가 오명진이야'라고 계속 어필을 해 주시더라고요. 감사하죠."

두산 베어스 내야 유망주 오명진(23)은 전역하고 꾸준히 이정훈 2군 감독에게 칭찬을 받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쉽게 만족하지 않도록 늘 긴장감을 유지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켜 '악바리'라는 별명까지 붙은 지도자다. 그런 이 감독이 인증한 선수가 등장했으니 두산은 2024년 시즌 오명진이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감을 품고 있다.

오명진과 이 감독의 인연은 사실 꽤 오래됐다. 오명진이 세광고에서 뛸 때 이 감독은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팀 팀장이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심히 지켜봤던 선수기에 이승엽 두산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에 "정말 좋은 선수"라고 오명진을 꾸준히 언급했다.

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오명진은 "이정훈 감독님께서는 내가 어릴 때부터 좋아해 주셨다. 두산에서 다시 만나서 좋았다. 지난해 군대 휴가 때 이승엽 감독님을 잠깐 뵐 기회가 있었는데 '네가 오명진이구나. 이정훈 감독님한테 많이 들었다. 잘해보자'고 하시더라. 마무리캠프 때 고토 고지 코치님, 김한수 코치님, 이영수 코치님 등 처음 뵙는 분들과 훈련할 때마다 이정훈 감독님이 옆에 오셔서 '얘가 오명진이야'라고 계속 어필해 주셨다. 정말 감사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오명진은 세광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입단 동기인 박지훈(24, 2020년 2차 5라운드)과 함께 괜찮은 내야 유망주로 평가받았는데, 프로 초년생일 때는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앞서 결과를 내지 못했다. 2020년과 2021년 2시즌 동안 1군 7경기에서 7타수밖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 데뷔 첫 안타는 아직이고 삼진만 2차례 당했다.

오명진은 "안타를 못 쳐 많이 아쉬웠다. 지금도 솔직히 조급하고 욕심이 많이 나긴 하는데, 그때도 그랬던 것 같다. 그때는 어리니까 배운다고 생각하고 했어야 했는데, 너무 잘하려고 했던 것 같다. 1군에서는 상대가 아닌 나 자신과 싸우다 무너진 느낌이 강하다. 멘탈적으로 준비가 덜 됐고, 욕심을 많이 부렸다. 확실히 1군 경험이 많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경험이 없다 보니까 한 타석, 한 타석 조급해지고 그렇더라"고 되돌아봤다.

당장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어렵겠다고 판단한 오명진은 프로 3년차였던 2022년 5월 현역 입대를 결심했다. 해안 경계부대에 행정병으로 차출돼 성실히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전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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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진은 야구선수치고는 조금 독특한 해안 경계부대에서 복무한 것과 관련해 "면접했던 분이 야구를 정말 좋아하셔서 '해안 경계부대로 데려가면 편하게 해주겠다. 책임지겠다'고 하셔서 갔는데, 그분이 6개월 만에 다른 부대로 가셨다. 그래서 남은 기간은 조금 힘들었다"고 설명하며 웃었다.

야구 훈련을 제대로 하기는 힘든 환경이었지만, 야구 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명진은 "동기들이랑 캐치볼이나 스윙 연습을 하긴 했는데, 제대로 치는 훈련 같은 건 하지 못했다. 웨이트트레이닝 정도만 했다. 육군인데 인천항을 지키는 그런 부대였는데, 그래도 행정병이라 안에서 컴퓨터로 업무만 하면 돼서 크게 힘들진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부대 특성상 휴가를 한꺼번에 모아 쓸 수 있어 전역일 전에 조금 일찍 이천 베어스파크에 합류해 먼저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오명진은 "외출이나 외박, 면회가 아예 안 되는 부대라 휴가가 조금 많았다. 그래서 일부러 모아서 마지막에 팀에 합류할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야구와 떨어져 있는 동안 다시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가득했지만, 막상 팀에 합류해 훈련해 보니 걱정한 만큼 무너져 있지 않았다. 오명진은 "야구가 엄청 그리웠다. 마음속으로는 정말 맨날 울었다. 야구가 정말 하고 싶기도 하면서 걱정도 됐다. 근데 막상 훈련을 해보니까 큰 공백은 없다고 느꼈다. 일단 재활군에서 몸을 끌어올리는 운동을 했는데, 군대에서 몸을 잘 만들어 와서 기술 훈련도 바로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두산은 최근 계속해서 내야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황금기 주축인 3루수 허경민과 유격수 김재호가 베테랑이 된 만큼 이제는 눈에 띄는 젊은 내야수들이 기량을 꽃피우길 기대하고 있다. 오명진은 2루에서 강승호, 이유찬 등과 경쟁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 때도 2루수 훈련은 오명진과 강승호 위주로 이뤄졌다.

오명진은 "내야는 어디든 다 뛸 수 있는데, 주 포지션은 2루수다. 마무리캠프 때는 나와 (강)승호 형이 거의 고정으로 2루수 훈련을 했고, (이)유찬이 형은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강점은 타격이다. 2루수는 유격수보다는 수비 부담이 적으니까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이정훈 감독님께서는 군대 가기 전에는 회전력이 좋으니까 조금 더 회전을 많이 해서 치라고 조언해 주셨고, 마무리캠프 때는 잘 준비했고 건드릴 게 없으니 이 상태로만 하라고 이야기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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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역시 타격만큼 자신 있다. 오명진은 "옛날에 신인 때 제 어깨가 안 좋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런데 나는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가서도 시속 140㎞ 이상 던질 정도로 어깨가 괜찮았다. 어깨도 자신 있고, 수비를 잘할 자신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

오명진은 최근 다음 달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하는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전역하고 본격적으로 치열한 전쟁터에 뛰어들 기회를 잡았다. 이제는 보여줘야 한다는 각오로 겨우내 부지런히 훈련을 해왔다.

오명진은 "전역하고 처음 이천에 갔을 때는 분위기에 바로 적응을 하지 못했다. 이제 호주 가면 파이팅도 많이 내고, 내가 어린 선수인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코치님들이나 스카우트팀 직원분들께서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하시더라. 내가 의욕 100%를 뛰어넘는 스타일"이라며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다.

새해에는 1군에 자리를 잡고 첫 안타를 치는 상상을 하고 있다. 오명진은 "(첫 안타까지) 5년이 걸린 거니까. 마냥 기쁘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이제 5년차니까 무언가는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는 그라운드에서 결과로 증명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오명진은 "군대도 다녀온 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꼭, 이제는 진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 자신도 있다"며 "동기인 (박)지훈이 형이 지난해 1군에서 조금 잘하는 걸 보면서 나도 빨리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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