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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정치편향·우격다짐 리더십 바꿔라”…2기 공수처에 쏟아진 주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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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과 28일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여운국 공수처 차장의 임기가 각각 만료되면서 초대 공수처 3년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 공수처 1기가 리더십과 수사력 부족, 운영 미숙 등 시행착오를 거듭한 데 대해 공수처 안팎에선 “2기 공수처는 1기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尹만 수사하다 흐지부지 종결…제도 개선도 나서야”



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가운데)이 지난해 3월 22일 오후 감사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경기도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방문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오 기획위원장, 박범계, 김성원 의원. 그간 공수처는 민주당의 고발창구로 기능해왔다는 비판을 국정감사 등에서 꾸준히 받아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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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부장검사 출신인 A 변호사는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수처의 정치 중립성’과 ‘공수처법 등 제도 개선’을 2기의 최대 과제로 꼽았다. A 변호사는 “20대 대선 시즌인 재작년 1~3월 공수처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초점을 맞춘 수사들만 진행하다가 결국 당사자를 한번 불러보지도 못하고 사건을 종결했다”며 정치 편향 논란을 일으킨 점을 과오로 꼽았다. 그는 “안될 사건이면 선거에 영향이 없게 선거 전 무혐의를 내든 불기소 하든 했어야 하는데 우물쭈물하다 선거가 끝난 뒤에야 종결하면서 공수처 수사의 객관성을 의심받도록 했다”고도 했다. 야권에서 고발한 윤 대통령에 대한 옵티머스 사건 부실수사 의혹, 판사사찰 문건 의혹 고발 사건 수사 등이 예로 들면서다.

1기 공수처가 5번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고도 발부 건수가 ‘0’건에 그치는 등 성과가 부진했던 점과 관련해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행 공수처법이 수사할 수 있는 범죄를 직무유기·직권남용·제3자뇌물·정치자금부정수수·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제한하고, 수사대상도 3급이상 공무원 등으로 한정한 데 대해서다. A 변호사는 “고위공직자 뇌물 사건을 수사할 때 민간인 신분 인물에 대해서는 관련자로 수사범위가 제한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모 경무관 사건과 관련해 공수처는 김 경무관의 가족이 여러 곳에서 받은 투자금을 뇌물로 보고 수사를 했으나, 별건수사라는 피의자의 준항고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석명준비명령을 받아야 했다.



“혐의 늘려라, 무조건 기소” 리더십 개선도 요구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 등 1기 지휘부의 ‘우격다짐식 리더십’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공수처 검사 출신인 B 변호사는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에 절차를 무시하기보다 기본을 잘 지키는 리더십이 필수적”이라며 “예를 들어 공수처 출범 초기엔 공소부를 따로 두고 내부 견제 장치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제도를 갖췄는데, 조희연 교육감 사건 당시엔 오히려 윗선에서 공소부에 기소 범죄 혐의를 하나에서 두 개로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억지로 늘린 혐의는 결국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 기소 단계에서 결국 빠졌다.

손준성 현 대구고검 차장의 고발사주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B 변호사는 “당시 수사심의위원회에선 불기소 의견이 많았는데, 지도부 쪽에서 ‘코로나19로 심의위원 정족수가 미달한다’는 논리를 펼쳐 결국 기소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났다”며 “리더십 문제로 인한 내부 갈등은 공수처의 위상과 공수처 내부로의 인재유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현직 공수처 관계자는 “차기 공수처장은 초대 공수처장이라는 마음으로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수사 전반에 대한 지식, 검사·수사관 등에 대한 지휘 능력, 정치적 외압을 막아줄 수 있는 능력까지 모두 요구된다”고 했다. 현재 공수처 후보추천위원회에 차기 공수처장 후보자로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상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민석·오동운·이혁·이천세·이태한·최창석 변호사 등이 올라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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