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공수처장 ‘후임자 인선 개입’ 조사 무산

공수처 “협조할 의무 없다”

공수처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이 후임 공수처장 인선을 논의한 사안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대면 조사를 시도했지만 공수처 거부로 무산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익위 부패심사과 직원들은 이날 김 처장과 여 차장을 대면 조사하기 위해 공수처를 찾았지만 거부당했다. 권익위 직원들은 약 4시간 동안 공수처 청사에서 대기하다가 돌아갔다. 이날 공수처 직원들은 권익위 직원들의 연락을 일체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운국 공수처 차장과 후임 공수처장 인선과 관련한 문자를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권익위는 두 사람이 후임자 인선과 관련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부패 행위라는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김 처장은 지난달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여 차장과 후임 인선 관련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국민권익위원회 부패심사과 관계자들이 2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수처는 이날 “문자메시지 수발신은 사적인 대화에 불과해 어떠한 의혹도 없고 법적으로 협조할 의무도 없지만 협조 차원에서 권익위에 소명 자료를 제출했다”면서 “이후 서면 질의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권익위가 일방적으로 직원들을 보낸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 “권익위가 마치 공수처 처·차장이 반드시 면담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처럼 설파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법에 의하지 않은 조사 행위는 응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권익위는 이날 대면 조사가 무산된 뒤 “공수처가 면담 조사에 적극 응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입장을 냈다. 권익위는 “인사 관련 부정청탁은 청탁금지법, 부패방지법 위반뿐만 아니라 공무원 윤리강령 위반에도 해당해 권익위가 의견 청취를 할 수 있다”면서 “의견 청취는 서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고 출석 및 의견진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행해질 수 있다”고 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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