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지직' 베타 출시 첫날, 이용자 26만명
트위치 철수에 지각변동…"1~2년 내 아프리카TV 위협" 관측
네이버(NAVER)가 선보인 게임 스트리밍(중계) 플랫폼 '치지직'의 초반 흥행이 심상찮다. 베타테스트에도 불구하고 첫날에만 26만명이 몰리며, 스트리밍 시장의 강력한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이후로도 20만명 이용자를 유지하고 있는 치지직이 한국 사업 철수를 예고한 트위치 빈자리를 꿰차고, 아프리카TV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지 관심사다.
2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치지직의 서비스 첫날인 지난 19일 DAU(일간활성화이용자수)는 26만명으로, 같은 날 '트위치(73만명)·아프리카TV(61만명)'의 약 40% 수준을 달성했다. DAU는 하루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다. 1명이 여러 번 서비스를 이용해도 1명으로 집계된다.
치지직이 출시되자 트위치와 아프리카TV 이용자 수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달 21일 트위치의 DAU는 68만명으로, 집계 29일 만에 70만명을 밑돌았다. 같은 날 아프리카TV의 DAU도 22일 만에 60만명대가 무너졌다. 다만 연휴 기간인 23일부터 반등해 기존 DAU(트위치 70만명대, 아프리카TV 60만명대)를 회복했다.
치지직은 이달 20일 DAU 정점을 찍은 후 이용자 수가 소폭 감소했지만, 현재 베타 테스트 기간인 점을 고려하면 20만대를 유지 중인 것만으로도 준수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치지직 출시 후 1주일간 큰 오류나 운영 차질 없이 잘 진행됐고, 이용자 피드백을 즉각 반영해 개선해 가고 있다"며 "아직 서비스가 완성형 단계가 아니라 스트리머들 사이에선 '정식 출시 후 써보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일부 채팅이 노출되지 않고 사라지거나, 글씨체 문제로 채팅창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빠르게 수용, 업데이트로 해결했다. 다만 방송 카테고리 선택 및 검색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점, 라이트 모드와 태그 조회 기능 사용이 불가한 점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내년 치지직의 정식 출시 이후에는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업계 1위 트위치가 내년 2월 국내 사업 철수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한때 아프리카TV의 독점이 예상됐지만, 네이버의 자본력과 플랫폼 파워 등을 고려하면 치지직이 앞으로 1~2년 내 아프리카TV를 위협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아프리카TV도 반격을 준비 중이다. 최근 트위치 계정으로 자사 플랫폼에 로그인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내년 1월 말까지 계정을 트위치에서 자사 서비스로 전환한 스트리머에게 트위치 방송 시간을 최대 400시간까지 아프리카TV 내에서도 인정해주기로 했다. 베스트 BJ 신청 조건(500시간)의 문턱을 낮춘 결정이다. 또 아프리카TV는 내년 3월 플랫폼 명칭을 '숲'(가칭)으로, 사명은 '숲코리아'로 바꿔 이미지 쇄신을 꾀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TV는 기존 스트리밍 플랫폼 강점을 활용하고, 트위치 스트리머와 유저를 잘 흡수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네이버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플랫폼 인프라를 고려하면, 네이버는 트위치보다 더 큰 경쟁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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