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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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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 유저 첫 비행선 시위 …'소통' 목표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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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호요버스 연락 없어"
외국계 의사소통 한계 지적도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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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용자의 시위 방식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첫 비행선 시위를 이끌었던 원신 이용자들은 원신의 개발·유통을 맡은 호요버스 측과 소통을 요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선 시위들은 국내 이용자의 반응에 민감한 국내 게임사가 게임을 퍼블리싱(유통)했지만 원신은 그렇지 않아서다.

원신, 비행선 시위 종료…호요버스 '잠잠'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가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 원신 이용자들은 지난 24일 비행선 시위를 마쳤다.

앞서 원신 이용자들은 지난 21일부터 원신 카페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 호요버스 한국지사(코그노스피어코리아)가 있는 서울 관악구 상공에 비행선 시위를 진행했다. 이용자들은 비행선에 "뉘우쳐라 고객과의 소통없는 기업 호요버스", "원신 혐오표현 방치말고 개선의지 내비쳐라"는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붙이며 호요버스 측에 소통을 요구했다.

이들이 시위를 진행한 이유는 호요버스의 불통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원신 캐릭터 제작에 참여한 원화가가 과거 SNS상에 남성 혐오적 게시글을 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 8일 호요버스가 진행한 원신 4.3버전 업데이트 특별 생방송 중 한국 이용자 채팅창을 막으며 불통 논란이 더 심화했다. 남성 혐오 표현에 대한 호요버스의 입장을 듣고 싶던 이용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용자들은 호요버스로부터 어떠한 반응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 관계자는 "지난 22일 총대진(시위를 주도하는 이용자 집단)은 호요버스 한국지사 고객센터로 공식 메일을 보내 유저와 사측의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며 "하지만 비행선 항의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어떠한 회신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유저 시위의 공통점은 '불통'

이렇듯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사를 상대로 의견을 적극적으로 나타낸 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넷마블이 유통하고 있는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페이트/그랜드 오더(페그오)' 트럭 시위를 시작으로 지난해 8월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경기도 성남 판교 인근에 마차 시위를 진행했다.

이번 원신 유저의 비행선 시위를 포함해 트럭·마차 시위의 가장 큰 공통점은 회사와 이용자 사이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넷마블 페그오 운영진은 오역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이용자에게 매크로(사전 입력된 기계식 자동 응답) 답변을 반복했다. 운영진의 소통 방식에 불만을 쌓던 이용자들은 2021년 1월 넷마블의 페그오 새해 이벤트 긴급 중단을 계기로 트럭 시위를 열었다. 당시 넷마블은 내부 문제만 언급할 뿐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우마무스메의 경우 마차 시위가 열리기 전 일본 서버에 비해 한국 서버를 푸대접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키타산 블랙 SSR 픽업 이벤트' 지급 기간이 일본 서버에 비해 매우 짧았던 탓이다. 키타산 블랙 SSR 카드는 우마무스메 내에서 가장 강한 카드인데, 일본에서는 해당 카드 지급 기간이 1년이었던 반면 한국에서는 그 기간이 한달에 불과했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또 이용자가 '챔피언스 미팅'이라는 게임 내 최대 플레이어 간 경쟁(PvP) 행사를 참여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준비해야 했는데, 카카오게임즈는 행사가 열리기 일주일 전에야 해당 행사 개최를 공지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의 운영에 대한 불만을 쌓던 이용자들은 모금을 통해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있는 경기도 성남 판교에 마차 시위를 진행했다.

국내와 사뭇 다른 해외 게임사

업계는 이번 원신 비행선 시위 사태가 기존 트럭·마차 시위의 결과와 동일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페그오와 우마무스메의 경우 게임 개발사가 각각 일본이었지만 유통사는 국내 기업이기 때문에 한국 유저들의 성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이용자는 게임 운영 중 발생한 불만 사항에 대해 강하게 얘기하는 경향이 생겼고, 국내 게임사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며 "반면 일본, 중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해외 게임사들은 회사의 게임 운영 방침이 정해지면 잘 바꾸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페그오와 우마무스메 시위 이후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 소통을 적극적으로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는 시위 이후 이용자 간담회를 열었다.

또 주기적인 방송으로 게임 업데이트 소식과 일정을 공개하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은 각각 지난해 9월, 지난 6월 모금을 통해 각 사의 게임 운영 개선에 대한 감사함을 담은 커피 트럭을 보내기도 했다.

반면 원신은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코그노스피어'가 퍼블리싱하고 있다. 코그노스피어는 중국 본토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을 대상으로 게임을 유통하기 위해 세운 호요버스의 자회사다.

코그노스피어 입장에선 국내에서 발생하는 원신의 글로벌 매출 비중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높지 않고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본사와 의사소통에 시간이 걸리기에 빠른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원신의 매출은 약 40억달러(5조182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한국 시장이 원신의 글로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34.3%) △일본(23.3%) △미국(16.5%) 뒤를 이은 4위(6.2%)다. 한국이 원신 매출을 차지하는 상위 5개 국가 중 하나지만 다른 상위 국가에 비해 격차가 큰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행선 시위 이후 원신 이용자들이 더 강한 방식으로 시위한다면 호요버스 측이 대응할 수도 있지만, 호요버스의 반응이 오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기존에 했던 것을 답습하면 유저가 바라는 상황이 안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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