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저녁 서울 신촌 히브루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떤 나라로 가야 하는가: 개혁연합신당, 총선승리와 진보집권을 구상하다' 정치 토크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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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사회민주당이 주최한 토크쇼에 참석한 조 전 장관은 ‘개혁연합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제가 해야 할 일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개혁연합신당은 용혜인 의원이 이끄는 기본소득당과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사회민주당이 추진 중인 진보 세력의 ‘선거용 비례연합정당’이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재판을 받고 있고, 선고를 앞둔 상황이라 움직이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과 무능함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또한 “국회의 운영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이 아닌 진보 성향 정당의 의석이 있어야만 법사위 등 상임위 운영이 원활하게 된다”며 “특히 진보 성향의 군소정당, 소수정당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에 힘을 실은 것이다.
조 전 장관의 언급은 친명계 중진인 우원식 의원이 주장한 ‘비례연합정당’과 취지가 맞닿아 있다. 앞서 우 의원은 19일 SNS를 통해 “국민과의 약속은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결코 가볍게 여겨져서는 안 된다”며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전제하에 민주당이 ‘지역구정당’으로 주력을 맡아 지역출마를 하고, 제 정당이 합의 가능한 방법을 찾아 ‘비례연합정당’으로 힘을 모으는 역할 분담을 하자”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비례연합정당에 민주당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우 의원은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뒷순위에 배치해 소수 정당에 대해 적극적인 배려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 의원은 또한 “참여하는 당이 기본적으로 후보를 추천하되, 연합정당 내 검증 틀을 만들어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해소하자”고 말했다. 조 전 장관도 토론회에서 “민주당 안에서도 개혁비례연합, 범민주연석회의, 진보연합 정당 등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지도부에 따르면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서 병립형과 연동형의 선호도가 비슷하게 나와 선거제 개편 방향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당 지도부가 ‘병립형 회귀’를 시사하고도 선거제 퇴행이라는 비판을 의식해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 의원이 준연동형제라는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내용은 병립형으로 볼 수 있는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2020년 4월 21대 총선에서 앞두고 민주당은 자신들이 반대했던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했다. 이를 위해 전당원투표를 동원해 창당 명분을 만들었다. 선거 국면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 우희종·이종걸 시민당 상임선대위원장(왼쪽부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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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비례연합정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만들어진 ‘더불어시민당’이나 ‘열린민주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 의원은 19일 YTN 라디오에서 “비례연합정당은 민주당 주도 정당이 아닌 게 (위성정당과의) 차이점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총선 당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말고도 친문을 표방한 열린민주당까지 위성정당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우리가 주도하지 않더라도 결국 국민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례연합정당으로 우회해도 ‘민주당 2중대’ 소리를 듣는 건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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