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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부활 이끄는 쿠바 미사일 요스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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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삼성화재 아포짓 스파이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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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미사일' 요스바니 에르난데스(29)가 배구 명가 삼성화재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삼성화재는 19일 의정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양팀 통틀어 최다인 31점을 올린 요스바니는 "최근 일정이 빡빡했는데 선수단 모두가 집중해서 이겼다. 연승을 더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요스바니는 V리그 터줏대감이다. 2018년 OK저축은행에서 처음 한국 무대를 밟았고,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에서도 뛰었다. 이후 2년간 스페인, 중국, 이탈리아에서 뛰었던 요스바니는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요스바니는 실력도 좋고, 태도도 훌륭해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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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아포짓 스파이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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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의 기대대로 요스바니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9일 현재 득점 1위, 공격성공률 6위, 서브 1위, 블로킹 10위에 올라있다. 체력도 뛰어나다. 팀 전체 공격의 절반에 가까운 48.9%를 책임지지만 지친 기색이 없다. 처음엔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서 리시브 부담이 있었지만, 이젠 아포짓으로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세터 노재욱도 다른 선수들을 많이 쓰면서 체력을 안배하다 결정적일 때 요스바니에게 공을 준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최하위였다. 그러나 "꼴찌 팀이 도약한다면 멋진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요스바니의 말대로 완전히 달라졌다. 2위를 달리며 2017~18시즌 이후 6년 만의 포스트시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요스바니는 "그 말을 기억하고 있다. 이뤄내고 싶다"고 했다.

요스바니 최고의 무기는 역시 서브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4인 리시브까지 준비하며 요스바니에 대응하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12일 우리카드전이 백미였다. 1세트 19-24로 뒤졌던 삼성화재는 요스바니의 서브로 상대를 흔들어 26-24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23-24에선 3연속 서브 득점을 기록했다. 세트당 평균 0.563개를 기록, 2위 OK금융그룹 레오(0.407개)를 월등히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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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를 넣는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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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는 강하지만 네트에 걸리는 범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범실이 급격하게 줄었다. 자연스럽게 서브 에이스 숫자가 크게 늘었다. 요스바니는 "서브 연습을 많이 했다. 영상도 많이 봤다. 힘에 집중하다 보니 범실이 많았는데 이제는 힘보다 기술에 집중한다. 타점을 높게 잡고,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려 했다"고 비결을 밝혔다.

삼성화재는 젊은 팀이다. 하현용(41), 신동광(34)을 제외하면 모두 20대다. 요스바니가 팀에서 세 번째로 나이가 많다. 외국인이지만 주전 선수 중 맏형인 그는 동료들이 실수하면 격려하고, 좋은 플레이를 하면 분위기를 띄운다. 경기 때만 그런 게 아니라 연습 때도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요스바니는 "의식적으로 그러는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이라며 "팀원들과 친해지고, 어린 선수들이 집중하고 밝게 뛸 수 있게 그런 것"이라고 했다. 또 "정신적으로 달라졌다. 그 전엔 개인 성적을 내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팀을 위해 뛰려고 한다. 팀원들이 행복해져야 좋은 팀이 된다"고 성숙해진 모습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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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아포짓 스파이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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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고 밝게 말하던 요스바니의 모습이 잠시 슬퍼보인 순간이 있었다. 딸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였다. 요스바니가 한국에 오면서 지난 9월 태어난 빅토리아와 함께 할 시간이 없었다. 요스바니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건 매우 힘들다. 하지만 그게 내 직업이고 일이다. 가족이 잘 살기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뛴다면 같이 지내고 싶다"고 했다. 이탈리아에 있는 요스바니의 아내와 딸은 다음달 한국을 방문한다.

의정부=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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