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2만6673명 추적 관찰 결과
담배 끊어도 발생 위험 27% 높아
당뇨병 환자가 흡연하면 대혈관 합병증뿐 아니라 미세혈관 합병증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당뇨병은 혈액 중의 포도당 농도가 높아서 소변으로 당이 넘쳐 나오는 데서 지어진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는 600만 명,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1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당뇨병은 고혈당 자체로 인한 증상보다 합병증이 더 위험한 질환으로 알려진다. 고혈당 상태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몸의 크고 작은 혈관이 손상을 받는다. 작은 미세혈관을 망가뜨리고 심장과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대혈관에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조기 사망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흡연이 당뇨병 환자에게 뇌경색·심근경색 등 대혈관 합병증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 인자라는 것은 기존 연구를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당뇨 신장병증·망막병증·신경병증 등 미세혈관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많지 않았다. 특히 다양한 흡연 상태에 따른 변화는 구체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었다.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박성근 교수팀은 2만6673명의 당뇨병 환자의 건강검진 자료를 바탕으로 2003~2004년의 흡연 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2009년의 흡연 상태를 추적 관찰해 당뇨병 환자의 흡연 상태 변화에 따른 미세혈관 합병증의 발생 위험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03~2004년 당시 흡연하고 있던 사람은 2009년에 담배를 끊었을지라도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률이 27%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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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하려면 금연은 필수
또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끊지 않고 지속해서 흡연한 사람은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이 24% 높았다. 연구팀은 흡연량에 따라 ▶비흡연자 ▶소량 흡연자(0~10갑/년) ▶중등도 흡연자(11~20갑/년) ▶과다 흡연자(21갑 이상/년)로 나눠 흡연량에 따른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을 평가했더니, 과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당뇨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이 23% 증가했다.
박성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 번 흡연하게 된 당뇨병 환자는 이후에 금연하더라도 아예 흡연하지 않은 사람보다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에 더욱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과다 흡연 역시 당뇨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을 유의하게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당뇨병 환자에게서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선 금연이 필수적이며 금연을 못 한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흡연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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