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 24-21에서 5연속 실점…대한항공전 0-3 패배에 선수 질책
대한항공전에서 생각에 잠긴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의 '비행 공포증'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현대캐피탈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에서 세트 점수 0-3으로 무기력하게 패해 이번 시즌 맞대결 3전 전패를 당했다.
1세트 24-21로 앞서가다가 3연속 범실 등으로 5점을 연달아 내줘 먼저 한 세트를 빼앗겼고, 그 여파로 2세트와 3세트는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현대캐피탈의 대한항공전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2020-2021시즌 이후 3승 18패로 절대 열세다.
이번 시즌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6위에 머무르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최근 2연승으로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하는 듯했지만, 다시 대한항공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경기 중 작전타임 때 여러 차례 강한 어조로 질책했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비판 수위를 높였다.
최 감독은 "진정한 프로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끊임없이 했는데, 말로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몸으로 느끼게끔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경기장에서 부담감과 압박감을 가지는 건 처음엔 마음이 여려서인 줄 알았다. 그렇지만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마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기 후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과 악수하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
현대캐피탈은 최근 몇 년 동안 세대교체 작업에 한창이다.
최 감독은 허수봉과 홍동선, 김명관, 김선호 등 장래성 있는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고자 한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한국 배구의 미래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 감독은 "이름만 거창하게 대표팀에 간 선수들이다. 우리 선수들 대표팀에 많이 가도록 한 제가 한국 배구를 망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면서 "발전하려고 시스템부터 마인드까지 많이 해왔는데, 이것저것 다 해봐도 안 된다. 선택 갈림길에 섰다"고 허탈감을 드러냈다.
최 감독이 비판하는 대상은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다.
그는 "고참들이 우승하려고 얼마나 피땀 흘린 훈련과 노력을 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젊은 선수들은 '그냥 현대캐피탈 오면 우승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강도 높은 보복성 훈련으로 선수들 괴롭히는 걸 싫어한다. 그렇지만 인성 교육만으로는 열정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이대로면 우리 팀 출신 대표 선수들은 대표팀에서 또 실패할 것이다. 이미 훈련량은 늘렸고, 이제는 훈련 강도도 높여야 할 것 같다"고 예고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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