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 자진고사에 최종후보에도 이견
1기 검사 13명중 11명 이탈…구속영장 청구 ‘5전5패’
내부고발과 인력이탈에 성과부진까지 ‘3중고’를 겪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모습.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부고발과 인력이탈에 성과부진까지 ‘3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차기 공수처장에 대한 후보자 선정 작업도 난항을 겪으면서 수장 공백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진욱 공수처장 임기(3년)가 내년 1월 20일 만료된다. 하지만 공수처장후보추천위는 아직까지 최종 후보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9일 4차 회의를 열고 후보를 다시 추릴 방침이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꾸려졌다. 당연직 위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이다. 여기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추천한 2명이 포함됐다.
이상 7명은 각각 3명씩 모두 21명까지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데, 결국 8명만 1차 후보에 올랐다. 당초 추천 물망에 오른 상당수 인사가 공수처의 수사력 부족과 정치 편향성 논란 등에 부담으로 후보 추천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후보추천위는 지난 11월 8일부터 12월 6일까지 세 차례 회의를 개최했지만 대통령에게 추천할 2명을 추리지 못했다. 후임 공수처장에 대한 인선이 늦어져 현 공수처장 임기만료 이후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기관 존폐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공수처의 수사력과 성과도 도마에 오른다. 지난 2021년 1월 출범한 공수처는 3년 간 직접 기소한 사건이 3건에 불과하다.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 검사’ 사건과 윤모 전 부산지검 검사의 수사기록 위조 의혹은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손준성 검사장의 고발사주 의혹은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구속영장 발부율은 81.4%에 달하는 데 비해,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는 발부로 이어진 건이 없어 ‘5전 5패’다. 뇌물 수수 등 혐의를 받는 경무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8월과 이달 7일 두 차례 기각됐고, 손 검사장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역시 기각됐다. 지난 10월에는 10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감사원 3급 간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의자들은 공수처의 소환 통보에 유독 불응하며 수사 지연을 유발하기도 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 의혹과 관련해 공수처의 소환 통보를 여섯 번 만에야 응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을 부실 수사해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고발된 전·현직 검사 3명 중 현직 검사 2명도 공수처 소환에 불응하고 서면 질의에도 답하지 않아 결국 조사 없이 사건이 마무리됐다.
이 때문인지 공수처의 인력이탈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 공수처 출범부터 함께한 1기 검사들의 잇따른 사퇴로 1기 검사는 13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단 2명만이 남았다. 공수처의 ‘인력난’은 내부적으로도 수사력부족 주요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사의 속도 대비 충원이 따라주지 않아 공수처의 검사 정원 25명에 제대로 채워진 적이 없고 현재도 퇴직절차를 밟고 있는 허윤 검사를 고려하면 23명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공수처의 김명석 부장검사가 내부의 ‘정치적 편향과 인사 전횡’을 주장하는 글을 언론에 기고하고, 공수처장이 이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는 등 내홍도 극에 달하고 있다.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개인자격으로 김 부장검사를 고소(명예훼손 혐의)했으며, 결국 공수처장 후보로 자신을 추천한 위원에게 연락해 후보군에서 제외해달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진행중인 수사에 차질이 없도록 수장 공백 상황까지 발생하지 않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youknow@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