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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뉴시스] 조수정 기자 =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4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3.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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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올해 13번의 해외 정상외교를 펼친 윤 대통령은 연내 마지막인 네덜란드 방문을 통해 모든 산업의 핵심을 차지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탄탄한 동맹을 구축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4일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편으로 한국을 향해 출발했다. 공항에는 네덜란드 측에서 룻허 브루머라르 국왕 부관참모 겸 경호대장, 제프리 반 리우웬 국제통상·개발협력장관, 페이터르 반 데르플리트 주한네덜란드 대사, 도미니크 퀼링-바커 외교부 의전장 등이, 우리 측에서는 최형찬 주네덜란드 대사 부부, 윤원 한인회장 등이 환송 나왔다.
윤 대통령 부부는 도열한 네덜란드 군 의장대 사이를 지나 환송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뒤 공군 1호기에 탑승했다.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오렌지색 넥타이를 착용했고 김 여사는 흰색 셔츠형 블라우스, 검은색 코트에 검은색 치마 정장을 입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15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11일부터 3박5일 간에 네덜란드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벨트호벤=뉴시스] 조수정 기자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장비 생산기업인 ASML 본사에서 빌럼(왼쪽 두번째)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클린룸을 시찰하며 크리스토프 푸케(왼쪽 세번째) ASML 최고사업책임자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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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성과는 '반도체 동맹' 구축이다. 윤 대통령은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을 키워낸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선언하며 치열한 전 세계적 공급망 경쟁 속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ASML은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쉽게 말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ASML의 장비를 제때 공급 받지 못하면 제품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는 구조다.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을 대동하고 ASML의 본사를 방문했다. ASML은 해외 정상에게는 최초로 자사의 클린룸(먼지와 세균 등을 제거한 초정밀 제조시설)을 개방하며 반도체 동맹에 의지를 다졌다.
삼성전자와 ASML은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1조원을 공동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연구개발) 센터'를 우리나라에 짓기로 하는 MOU(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를 비롯해 정부·기업 간 MOU와 계약 등을 총 32건 맺는 성과를 거뒀다.
체결 주체별로 보면 정부·기관 간에는 MOU 11건, LOI(투자의향서) 1건, 계약 1건이, 기업 간에는 MOU 19건이 체결됐다. 관련 분야별로 보면 △반도체 분야 6건 △무탄소 에너지 분야 5건 △미래 과학기술 분야 3건 △물류 분야 3건 △경제안보 및 국방·방산 분야 2건 등이 맺어졌다.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반도체 동맹'이란 표현을 명문화한 것도 성과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서 양국 간 반도체 협력을 반도체 동맹으로 격상한 것은 시기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정상 공동성명에 담긴 반도체 동맹의 의미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반도체 초격차를 목표로 양국의 정부와 기업, 대학이 기술, 인력, 공급망을 아우르는 반도체 산업 전 영역에 걸쳐 강력한 전략적 연대가 구축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은 "양국이 정부 간 반도체 협력채널을 신설하고 핵심품목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로 연결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연대가 완성됐다"며 "위기경보 핫라인 구축, 대체 수입처 발굴, 비축품목 스왑 등의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 독립운동 역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리더잘(Ridderzaal)'과 이준 열사 기념관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방문 현장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권 회복과 독립을 위해 애쓰신 순국선열들의 희생 덕분에 오늘날의 자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스테르담=뉴시스] 조수정 기자 =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4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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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전당'을 뜻하는 리더잘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장소로, 당시 고종 황제는 '헤이그 특사(이준·이상설·이위종)'를 파견해 을사늑약(일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제 박탈한 불평등조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다. 하지만 일제의 끈질긴 방해로 헤이그 특사는 결국 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끝으로 올해 해외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1월 UAE(아랍에미리트) 국빈방문과 스위스 다보스 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3~5월 한일 관계 개선, 미국 국빈방문 등을 거쳐 6월 베트남 국빈방문, 7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과 우크라이나 방문 등 숨가쁜 일정이 진행됐다.
한미일 협력체계는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정점으로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9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 유엔(UN)총회 참석 등 다자회의에서는 북핵 대응과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집중했고 10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방문에서는 영업사원의 면모를 새삼 발휘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과 영국 국빈방문·프랑스 방문 등으로 세일즈 외교를 지속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암스테르담(네덜란드)=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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