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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순방 전 윤 대통령 만난 김기현…'메시지' 반대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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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어제(13일) 대표직을 전격 사퇴했습니다. 김 대표는 대표직은 사퇴하면서도 총선 출마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김 대표의 결단에 대한 용산 대통령실의 생각은 크게 달랐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 10일 이후 어제(13일)까지 김 대표와 대통령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추적해봤습니다.

여권 핵심 인사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 대표를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오찬을 가진 이틀 만입니다.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 순방에 나서기 전 날, 김 대표를 한 차례 더 만난 겁니다. 이 자리에서 정확히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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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열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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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 만남을 기점으로 김 대표는 "당 대표직은 유지하고, 총선 불출마를 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당 안팎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당의 쇄신을 위해 당 지도부가 희생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다음날인 11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12일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공개 선언을 하면서 쇄신의 불을 당겼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 김 대표는 불출마 요청을 받아들이는 대신 지역구인 울산으로 내려갔습니다. 최고위 회의에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 각오와 말뿐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는 말만 남긴 채였습니다. 이는 김 대표가 '당 대표직은 포기하더라도, 불출마 선언은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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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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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의 결단 소식이 들리지 않자, 대통령실은 재차 압박 메시지를 전합니다. "용기 있는 희생을 해 달라"고 다시 한번 요청한 겁니다.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 순방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대통령실은 당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12일 장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날, 김 대표는 갑자기 잠행에 들어갔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네덜란드에 있는 윤 대통령에게도 보고됐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부턴 당 안팎에서도 김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퇴 압박을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김 대표가 여기저기서 전화를 여러통 받았다"(여권 관계자)고 합니다.

김 대표 사퇴 요구가 공개적으로 쏟아지자 결국 김 대표는 13일 떠밀리듯 대표직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지역구 출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당 대표직을 유지하고 불출마를 선언하라"는 용산의 강력한 메시지를 거꾸로 이행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현재까지도 김 대표가 4선을 지낸 울산에서 출마할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당 안팎에선 김 대표의 결정에 대해 "장 의원에서 촉발된 쇄신의 효과를 반감시켰다"며 목소리가 나옵니다. 또 "김 대표의 고민이 길어지면서 결단의 타이밍을 놓친 측면이 있다"며 아쉬워 하는 평가도 많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오늘 저녁 7시 45분 JTBC 뉴스룸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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