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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장에 왜 SSG 고효준이? "저는 대한항공 한선수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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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경기를 앞두고 서브를 넣는 SSG 랜더스 고효준.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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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남자 프로배구 경기. 낯익은 인물이 낯선 유니폼을 입고 시구자로 나섰다. SSG 랜더스 왼손투수 고효준(41)이었다. 인천을 함께 연고지로 쓰는 대한항공과 SSG가 사랑의 열매 공동기부금 전달식을 이날 가졌고, 고효준이 구단 대표로 참석했다. 고효준은 왼손으로 멋지게 네트를 넘기는 서브를 선보이고, 포효 세리머니까지 했다.

고효준은 투수 최고참이지만 구단 행사에 앞장서서 참여했다. 그는 "좋은 취지라서 참여하게 됐다"며 "평소에도 배구에 대한 관심이 많다. 올 시즌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도 보러왔었다. 투수들의 투구와 배구의 스파이크 동작이 비슷해서 접목시키려 생각한 적도 있다"고 웃었다.

인천이 연고지라 대한항공 팬이었다는 고효준은 "한선수 선수를 좋아한다. 실력도 있고, 플레이 스타일이 멋지다. 묵직하고, 전체적으로 강한 리더십을 보여서 멋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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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의정부 KB손해보험의 경기를 앞두고 기부식 전달행사를 가진 고효준(오른쪽)과 대한항공 한선수. 사진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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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바라보는 한선수는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고효준 역시 오승환에 이어 KBO리그에서 두 번째 최고령 투수지만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해 올해 22번째 시즌을 치고, 4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마운드의 허리 역할을 했다. 구원투수 중에서는 4번째로 많은 73경기에 출전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노경은과 고효준이 없었다면 SSG 불펜은 버텨내기 힘들었다. 고효준은 "이 정도 경기 등판을 예상했다. 몇 경기를 던지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지만, 많이 던진다면 70경기까지도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코칭스태프의)믿음에 다 보답하지 못했다. 내가 좀 더 잘 했다면 팀이 더 높은 위치에 올랐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선수 생활이 길진 않겠지만, 공 하나 하나를 던질 때도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휴식보다는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는 고효준은 "예전에 벌크업을 하려다 실패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정립이 확실히 됐다. 시즌 시작할 땐 81~83㎏을 만들고, 끝날 때는 85㎏ 정도를 유지한다. 이상적인 체지방률은 15~20%다"라고 했다. 40대가 된 지금도 어렵지 않게 좋은 몸을 유지중인 그는 "밥 먹듯이 꾸준하게 웨이트 트레이닝 운동과 보강운동을 한다. 지겹긴 해도 유지하는 건 어렵지 않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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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왼손투수 고효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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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는 이숭용 감독이 부임하면서 코칭스태프를 개편했다. "송신영 수석코치, 배영수 투수코치도 선수 시절 때 많이 봤던 사이다. 잘 던지는 선배, 형들이었다. 감독님은 현역 때 타자로 상대를 해본적이 있는데 같이 있었던 적은 없다. 고참들과 감독님이 대화를 했는데 부드러운 분 같더라. 선수들에게 힘을 주실 것 같다"고 했다.

2022년 우승을 차지한 SSG는 지난 시즌 3위에 올랐으나, 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로 탈락했다. 고효준의 다음 시즌 목표는 오로지 팀 성적이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가 우승이다. 올해 선수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선수들이 회복을 위해 지금도 각자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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