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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기나긴 연패에서 벗어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린 KB손해보험이 '디펜딩챔피언' 대한항공도 넘었다.
후인정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3-25 31-29 25-22 25-22)로 승리하면서 승점 3점을 얻었다.
이날 승리로 3승12패(승점 13)가 된 KB손해보험은 시즌 첫 2연승을 달성하면서 6위 현대캐피탈(3승11패)과의 승점 차를 완전히 지웠다. 시즌 첫 3연패에 빠진 대한항공(8승6패·승점 25)은 선두 우리카드(11승3패·승점 30)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3위 한국전력(8승6패·승점 24), 4위 삼성화재(9승5패·승점 23), OK금융그룹(8승7패·승점 22) 등 중위권 팀들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2위 사수도 장담할 수 없는 대한항공이다.
주인공은 단연 KB손해보험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였다. 무려 43득점을 기록, 원정 팬들에게 값진 승점 3점을 선물했다. 13득점 활약으로 비예나를 도운 홍상혁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선을 다한 임동혁은 42득점 활약에도 팀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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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선발 명단 및 경기 전 사령탑 코멘트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미들 블로커 조재영-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세터 김규민-리베로 오은렬
7일 우리카드와의 경기를 위해 훈련하는 과정에서 허리를 다친 링컨이 두 경기 연속으로 결장했다. 임동혁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틸리카이넨 감독은 "확실한 건 (임)동혁이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아포짓 스파이커라는 것이다. 그건 변함이 없다. 대표팀에 뽑혀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임동혁에게는) 소중한 기회"라며 "마크 에스페호(등록명 에스페호)도 훈련 과정에서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3라운드 돌입에 맞춰 정지석이 복귀한 건 반가운 소식이다. 시즌 초반 허리 부상으로 결장했던 그는 7일 우리카드전에서 교체 출전하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7일 경기에서) (정)지석이가 자신의 역할을 잘해줬다. 오늘 경기에서도 본인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지석이를 어떻게, 또 얼만큼 활용하는지에 대해선 생각이 더 필요하다. 계속 훈련하긴 했지만, 훈련과 경기는 또 다르지 않나. 몸 상태나 움직임 등을 유심히 살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1위보다 3위와의 격차가 더 가까워진 대한항공으로선 시즌 첫 3연패를 막고 싶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를 이기든 지든 훈련 강도에는 변함이 없고, 늘 같은 훈련량을 소화한다. 살짝 변화를 줄 순 있어도 볼 1~2개 때문에 (훈련 강도를) 바꾸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선수들이 몇 년 동안, 또 지난 비시즌 동안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그걸로 행복하다"며 선수들에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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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아웃사이드 히터 홍상혁-미들 블로커 한국민-아포짓 스파이커 비예나-아웃 사이드 히터 리우훙민-미들 블로커 김홍정-세터 황승빈-리베로 정민수
KB손해보험은 직전 경기였던 6일 OK금융그룹전에서 세트스코어 3-0 승리로 12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홍정을 비롯해 몇몇 선수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경기 전 후인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 눈물에 나도 충분히 공감하고, 인터뷰할 때 감정이 좀 올라왔다. 감독이라 그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기가 좀 그랬다"며 "12연패를 끊음으로써 안도하는 게 아니라 지금부터 중요하다고 계속 얘기했고, 선수들도 무슨 뜻인지 아는 만큼 점차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 감독은 "링컨이 없어도 임동혁이라는 좋은 선수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쪽을 봉쇄해야 할 것 같다.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주문했고, (거기에 맞춰) 훈련했다"며 "(4년 전 12연패 탈출처럼) 흐름이 이어졌으면 하지만, 배구라는 게 실력 차가 나면 승패가 갈리고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선수들에게는 OK금융그룹전 때의 기분과 흐름, 그때의 마음가짐을 기억하라고 전달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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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 임동혁과 비예나의 자존심 싸움,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대한항공
양 팀의 '에이스' 임동혁과 비예나의 존재감이 돋보인 1세트, 대한항공이 먼저 웃었다.
1점씩 주고받으면서 팽팽하게 맞선 3-3, 임동혁이 퀵오픈과 백어택으로 연이어 득점을 올렸다. 주도권을 잡은 대한항공은 6-5에서 김규민의 속공과 비예나의 범실이 나오면서 8-5로 격차를 벌렸다.
9-7로 앞선 대한항공은 임동혁의 연속 득점으로 2점을 추가했다. 그러자 KB손해보험이 정한용과 임동혁의 범실 때 2점을 보태면서 추격에 나섰지만, 임동혁의 오픈 공격과 홍상혁의 범실로 스코어는 13-9.
비예나의 백어택 이후 13-10에서 리우훙민이 서브를 구사했고, 이후 양 팀 선수들의 긴 랠리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무리하게 백어택을 시도한 정한용이 범실을 범했다. 여기에 홍상혁이 오픈 공격으로 1점을 뽑아내면서 1점 차까지 따라붙었고, 김규민의 속공을 차단한 김홍정이 블로킹으로 13-13 균형을 맞췄다.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17-17, 한선수의 토스를 받은 조재영이 속공으로 득점을 만든 뒤 정한용이 강력한 서브로 팀에 득점을 안겼다. KB손해보험은 후인정 감독의 타임아웃 요청 이후 끈질기게 추격했고, 비예나를 앞세워 대한항공을 압박했다.
23-22으로 리드하던 대한항공은 홍상혁의 서브 범실로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고, KB손해보험은 한국민의 블로킹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1점 차로 앞서가던 대한항공이 임동혁의 퀵오픈로 1세트를 끝냈다.
임동혁이 무려 11득점을 몰아쳤고, 정한용(4득점)과 조재영(3득점)이 필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올렸다. 비예나가 10득점으로 분전한 KB손해보험은 대한항공(8개)보다 적은 5개의 범실로 집중력을 발휘했으나 승부를 듀스 접전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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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 임동혁 고군분투 소용없었다, 듀스 접전 견뎌낸 KB손해보험의 반격
1세트 못지않게 열기가 뜨거웠던 2세트, KB손해보험이 힘을 냈다.
대한항공은 곽승석의 백어택과 리우훙민의 범실로 기분 좋게 2세트를 맞이했다. 한선수의 서브 범실 이후에는 임동혁과 비예나가 오픈 공격으로 1점씩 기록했고, 비예나의 서브 범실과 홍상혁의 득점으로 스코어는 4-3.
임동혁의 퀵오픈 이후 3-5로 끌려가던 KB손해보험은 김홍정의 속공으로 한숨을 돌렸고, 토스 과정에서 곽승석과 호흡이 맞지 않았던 한선수가 범실을 범했다. 연속 득점을 기록한 곽승석이 서브 범실을 범한 뒤에는 황승빈이 서브 에이스를 연달아 꽂아넣으면서 팀을 8-7 역전으로 이끌었다.
두 팀이 균형을 이루고 있던 10-10에서는 정지석의 블로킹 시도 때 비예나의 머리에 맞은 공이 대한항공 코트에 떨어지면서 KB손해보험의 득점이 됐다. 행운의 득점으로 미소 지은 비예나는 백어택으로 위력을 발휘했다.
대한항공은 비예나의 서브 범실로 1점을 만회했다. 김규민은 리우훙민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스코어는 12-12. 하지만 KB손해보험은 비예나의 백어택과 홍상혁의 블로킹으로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더 이상 격차가 벌어지는 걸 원치 않았던 대한항공은 14-12에서 임동혁과 정지석의 연속 득점 이후 임동혁의 서브 에이스로 리드를 되찾았다. 개인 통산 100번째 서브 에이스. 남자부 통산 46호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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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에서는 임동혁의 서브가 네트에 걸렸고, 정한용의 백어택 시도 때 공이 라인 밖으로 벗어나면서 KB손해보험이 리드를 잡았다. 그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대한항공도 김규민의 속공과 한국민의 범실로 17-16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2세트 후반에는 임동혁의 센스가 빛났다. 19-19에서 팀에 득점을 안긴 임동혁은 20-20에서 블로커 세 명의 견제를 받았지만, 빈 공간에 공을 떨구며 1점을 만들었다. 22-22에서는 백어택을 시도하며 리우흥민의 터치 아웃을 유도했다. 대한항공은 홍상혁의 퀵오픈 이후 강력한 백어택을 선보인 임동혁의 득점으로 대한항공이 세트 포인트에 다다랐다.
비예나의 퀵오픈으로 24-24가 되면서 두 팀의 2세트는 듀스에 접어들었다. 27-27에서 황승빈이 블로킹으로 곽승석의 공격을 막았다. 센터 라인 침범에 대한 대한항공의 비디오 판독 요청에도 원심은 바뀌지 않았다.
29-29에서 정한용의 치명적인 공격 범실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고, 랠리 속에서도 공을 받아낸 KB손해보험이 여섯 번의 듀스 끝에 2세트를 가져갔다. 블로커를 뚫은 홍상혁이 밀어넣기로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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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 3점 차 열세 이겨낸 KB손해보험, 비예나 앞세워 상승 곡선 그려나갔다
3세트 시작 이후 정한용의 연속 득점과 비예나의 범실로 대한항공이 내리 3점을 얻었다. 비예나의 연속 득점으로 아쉬움을 달랜 KB손해보험은 3-5에서 조재영의 서브 범실과 비예나의 백어택으로 5-5 균형을 이뤘다. 김규민의 속공과 비예나의 백어택 이후 6-6에서는 한국민이 김규민의 공격을 차단했다.
8-10으로 지고 있던 대한항공은 임동혁의 백어택 이후 조재영과 정한용의 블로킹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11-11에서는 임동혁의 연속 퀵오픈이 터져나왔다. 14-13에서는 곽승석의 퀵오픈과 임동혁의 서브 에이스로 16-13이 됐다.
포기하지 않은 KB손해보험은 16-19에서 한선수의 서브 범실과 비예나의 득점, 정한용의 범실로 단숨에 격차를 지웠다. 임동혁의 퀵오픈과 비예나의 오픈 공격으로 스코어는 20-20. 대각선을 노린 임동혁의 공격이 아웃되면서 KB손해보험이 역전했다.
21-21에서 에스페호와 한선수의 연속 범실로 23-21. 퀵오픈으로 득점을 노리던 임동혁은 네트를 건드렸다. 심판진은 범실을 선언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공이 먼저 떨어졌다고 항의했지만, 판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임동혁의 퀵오픈 이후 비예나가 백어택으로 대한항공의 추격을 따돌렸다.
앞선 두 세트와 마찬가지로 비예나(10득점)가 대한항공을 몰아붙이며 팀의 승점 1점 확보에 기여했다. 대한항공은 임동혁(9득점)과 정한용(5득점)의 분전 속에서도 뒷심 부족에 무릎을 꿇었다. 범실을 8개나 범한 게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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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트: 계속된 '비예나 타임', 승점 3점 품은 KB손해보험
2세트 듀스 접전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넘어갔고, 4세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은 3-4에서 비예나의 연속 백어택으로 앞서갔고, 역전 헌납 이후 6-7에서 한국민의 속공과 이준의 범실로 리드를 되찾았다. 11-11에서는 비예나가 강약 조절로 블로커의 견제 속에서 득점으로 연결했다.
경기가 후반으로 향할수록 양 팀 주포들의 체력은 떨어지고 있었다. 두 팀이 팽팽하게 맞선 18-18에서 오픈 공격을 시도한 임동혁이 범실을 범하면서 KB손해보험이 19-18 리드를 잡았다. 타임아웃 이후에는 비예나가 결정적인 공격을 성공, 20-18로 달아났다.
패배 위기에 몰린 대한항공에서 불씨를 살린 선수는 미들 블로커 김민재다. 김민재는 20-22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속공과 블로킹을 차례로 성공했다. 스코어는 22-22.
그러나 방심하지 않은 KB손해보험이 비예나의 득점과 정지석의 범실로 승기를 굳혔고, 황승빈의 블로킹으로 승점 3점을 차지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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