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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LG 트윈스 거포 유망주 김범석이 대만 타이베이돔 개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김범석은 9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제3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2차전 일본과의 경기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팀 내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다. 팀의 2-5 패배 속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냈다.
첫 타석에서 몸쪽 공에 루킹삼진으로 물러난 김범석은 4회초 1사에서 일본 선발 아키야마 쇼의 초구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려냈다. 담장까지 쫓아간 중견수 아이자와 료스케가 포구를 시도했으나 빠르고 강하게 날아간 타구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볼카운트 2-2에서 삼진을 당한 김범석은 팀이 1-4로 끌려가던 8회초 시원한 장타를 터트렸다. 1사에서 타석에 선 그는 볼카운트 1-1에서 일본의 세 번째 투수 가타야마 라이쿠를 상대로 가운데로 몰린 변화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번 대회 통틀어 첫 홈런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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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타이베이돔은 대만 최초의 돔구장으로, 수용 인원이 무려 4만575명에 달한다. 여기에 좌우 및 중앙 거리가 각각 101.8m, 121.9m에 달한다. 그만큼 타이베이돔은 타자보다 투수 친화적인 구장에 가깝고, 한국뿐만 아니라 대회에 참가한 타자들이 대부분 그 크기를 실감했다.
대회 초반부터 경쾌한 타구를 날렸던 김범석도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았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타이베이돔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그의 홈런 이후에는 대만 언론들이 타이베이돔 개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된 김범석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LG의 부름을 받은 김범석은 경남고 시절부터 남다른 타격 능력으로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던 '거포 유망주'다. 일찌감치 1라운드 지명 후보로 거론됐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드래프트 당시 김범석의 지명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안 차명석 LG 단장은 "김범석이라 뽑았다. 김범석을 넘길 수 없었다"라면서 "김범석이라는 고유명사는 한국야구의 대명사라고 바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뽑았다"고 말했다.
LG 구단은 "장타를 칠 수 있는 파워와 정확도 높은 타격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변화구 대응 능력도 좋은 선수"라며 "송구 동작이 간결하며 상황 판단이 빠르고 투수를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의 포수"라고 김범석의 고교 시절 모습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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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대와 달리 김범석에게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오른쪽 어깨 부상을 안고 있던 그는 올해 초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채 재활 및 회복에 초점을 맞췄고, 퓨처스리그에서 줄곧 수비 대신 타격에 집중했다.
올해 1군에 머무른 시간은 5일에 불과했다. 지난 6월 3일 1군에 콜업된 김범석은 7일까지 1군 선수단과 동행했고, 또 6월 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과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팀 입장에서는 김범석에게 당장 성과를 내는 걸 바라진 않았다. 대신 1군 무대 경험으로 조금이라도 배우고 느끼는 게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한동안 2군에 머물렀던 김범석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9월 30일이었다. 9월 30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김범석은 10월 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매 경기 선발 또는 교체 출전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10월 7일 고척 키움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한 김범석은 9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팀이 0-4로 끌려가던 2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김범석은 롯데 선발 심재민의 6구째 커브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로 존재감을 알렸다. 이때도 김범석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실투를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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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의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확인한 LG 구단은 내년에도 시간을 줄 것이다. 시즌 후반 김범석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던 염경엽 LG 감독은 "어차피 내년을 생각하고 김범석을 기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1루 수비는 잘할 것 같다. 야구 센스가 있다.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좋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염 감독은 "1년 정도 1루수를 하다가 포수를 소화할 것이다. (박)동원이의 백업 역할도 하면서 가끔 1루수로도 나올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최대한 수비 쪽에서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었다.
다만 김범석은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체중 감량이다. 염경엽 감독은 "(그동안) 살을 많이 뺐지만, 2024시즌이 끝나면 마무리훈련부터 체중을 더 빼야 한다"고 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잠재력만큼은 확실하다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한 김범석은 프로 데뷔 이후 첫 국제무대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 팬들과 구단의 기대치도 점점 높아지는 중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대한야구소프트볼연맹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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