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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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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가 미국서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한국도 고민해야 [강진호의 스포츠아메리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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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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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호 워싱턴주립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 교수가 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에서 발생하는 스포츠의 빛과 그림자를 담은 칼럼을 스포츠서울에 게재합니다. 강 교수는 독일 분데스리가 FC쾰른 유스 출신으로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은퇴후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가 성남FC 선수운영팀에서 근무했고,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스포츠경영학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스포츠와 사회참여, 스포츠 정책 및 행정 등을 연구했습니다. 국내·외를 오가며 선수, 지도자, 스포츠 행정, 후학 양성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지닌 강 교수의 시선이 담긴 칼럼은 독자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입니다.<편집자주>

1984년생 르브론 제임스는 올해로 미국프로농구(NBA)에서 21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비견되는 그는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NBA 역사상 최다 득점, 올스타 19회 선발 등 농구 역사에 족적을 남기는 르브론의 시작은 전무후무한 기록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 편모가정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했으며 좀 더 안정된 삶을 위해 유년 시절 코치의 집에서 위탁하기도 했다.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천부적인 재능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인정받았다. 르브론의 인기를 인지한 ESPN2에서 2002년에 이례적으로 고등학교 농구경기를 중계하기도 했고, 그의 고등학교 경기는 팬 수요를 맞추기 위해 5500여석 규모의 인근 대학교 농구장에서 열렸다. 스포츠는 재능에 평등하다는 공식의 진실성을 보여주는 이 사례는 미래의 르브론을 꿈꾸는 유망주에게 귀감이 된다.

르브론이 요즘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물론 현대사회에서도 그의 탁월한 재능은 숨길 수 없겠지만, 성공을 위해 재능과 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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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 종목 인기는 참여 형태의 보편성에서 찾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최소한의 장비만 있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대다수 중등 교육기관에서 운영하는 여러 스포츠팀은 학생에게 참여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고도화한 상업화는 미국 스포츠의 근본적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학교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제공되던 유·청소년 스포츠가 1990년대부터 신자유주의 영향 아래 시장부문으로 점차 이동했다. 지난 20년간 미국에서는 연간 상시 운영하는 사설 클럽팀 수가 증가했다. 이는 미국 중·고등학교 농구 시즌이 대부분 겨울에 진행하는 특성의 빈틈을 상업적으로 파고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대학 농구가 목표인 선수는 학교 농구부에 더해 대학 스카우트를 초빙한 대회에 중점적으로 참가하는 트래블(travel)팀에서 활동한다. 여기에 개인레슨과 여러 대학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농구캠프 등 지출이 요구되는 다양한 페이투플레이(pay-to-play) 활동을 병행한다.

학교 농구부를 통해 성공스토리를 쓴 르브론과 다르게 현재 미국 엘리트농구는 클럽 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거의 모든 종목에서 일어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참여 기회가 결정되는 생태계가 구성되는 것이다.

미국 보건복지부 자료에는 소득수준이 유·청소년의 스포츠 참여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하위 계층 아동의 참여율은 40%로 80%인 상위 계층의 절반 수준이다.

소득 수준은 스포츠 참여 여부 뿐 아니라 형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중요하다고 믿는 클럽팀, 트래블팀, 개인레슨과 여러 농구캠프는 이를 지불할 경제적 뒷받침이 된 가정만 가능하다. 때문에 농구는 미국에서 더는 모두의 스포츠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청소년 스포츠의 상업화는 다양하고 나은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지만, 스포츠활동이 보편적이라는 인식과 대립한다. 경제적 능력이 중요시되는 미국 스포츠의 참여 환경은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다. 재능이 있고 노력을 다할 준비가 돼 있지만 경제적인 여력이 부족한 유망주의 출발선은 경제적으로 나은 유망주 뒤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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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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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유·청소년 스포츠생태계는 어떤지 고민해야 한다. 국위선양이라는 구시대적 세계관에 갇혀 국가차원에서 체육인재를 육성한 과거를 지나 여러 종목이 상업화하는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종목별로 차이가 있으나, 인기 종목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미국에서 관찰하는 현상과 다르지 않다. 하나의 규범처럼 여기는 페이투플레이 활동과 이에 수반되는 지출이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지는 않을까.

워싱턴주립대학교 스포츠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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