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 앞두고 격랑
“수사 경험 없는 검사에 사건 줘”
부장검사 내부 폭로… 감찰 진행
후임 처장 1차 후보군 8명 그쳐
여운국 등 상당수 인사 추천 고사
‘뇌물 혐의’ 경무관 영장 재청구
5일 공수처에 따르면 김명석 인권수사정책관(부장검사)에 대한 감찰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 부장검사 본인을 상대로는 아직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자 ‘법률신문’ 기고문이 공개되기 전 33일간의 병가를 신청한 이후 공수처 측 연락을 피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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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관계자는 “관련 규정과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인권감찰관이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장은 본인에게 연락해야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공개된 기고문에서 김 부장검사는 공수처 내부에 정치 편향과 인사 전횡이 존재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낳았다. 김 부장검사는 문재인정부 시절 법무부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불법 감찰했다는 의혹 관련 사건이 공수처로 이첩되자, “(여운국) 차장검사가 수사 경험이 없는 검사에게 사건 배당을 지시하고 혐의를 부정하는 자료를 주면서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즉각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고, 여 차장검사는 검찰에 김 부장검사를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 배당됐다.
후임 처장 인선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2차 회의를 열고 1차 후보군 8명에 대해 심의했다. 후보추천위가 최종 후보자 2명을 추리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 중 1명을 2기 처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김 처장의 임기는 다음 달 20일까지다.
1차 후보군이 8명에 불과한 것을 두고도 여러 뒷말이 나온다. 공수처법은 후보추천위원 7명이 각각 후보 3명을 추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대 21명까지 1차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당초 추천 대상으로 물망에 오른 상당수 인사가 후보 추천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차장검사 또한 후보군에 올랐으나 본인의 고사로 추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2기 처장의 최우선 과제가 조직 기능의 정상화”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현재 공수처는 수사 일선을 떠난 지 오래된 이들이 초임 검사만 데리고 수사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그래도 수사에 대한 갈증이 있어 공수처에 들어온 이들인 만큼, 현장을 잘 아는 인사가 처장으로 임명된다면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후보추천위에 참여하고 있는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후보추천위 내에) 수사 전문가가 처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가시적인 수사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 지속돼 온 공수처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공수처 수사1부(부장검사 김선규)는 이날 수사 무마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김모 경무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김 경무관 사건은 공수처가 자체 인지해 수사에 나선 첫번째이자 마지막 사례다.
법원은 지난 8월 김 경무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한 차례 기각한 바 있다. 공수처는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구속영장을 네 차례 신청했는데 모두 기각됐다. 김 경무관의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백준무·안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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