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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자중지란…부장검사 "정치편향"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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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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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장검사가 조직의 '정치적 편향과 인사 전횡'을 비판하는 내부 폭로에 나섰다. 수사력 부족 논란에 이어 내분까지 일어나면서 공수처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명석 공수처 수사1부장은 이날 배포된 30일자 법률신문 기고문을 통해 "지금까지 소회를 말하자면 정치적 편향과 인사의 전횡이란 두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며 "필자도 나이나 경력 면에서 짧지 않은데 참으로 희한한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는 검사 17년, 변호사 5년을 거쳐 2022년 10월부터 공수처 부장검사로 임명돼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김 부장검사는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의 사례를 들어 공수처의 정치적 편향을 지적했다. 공수처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사퇴시킬 목적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지치 않고 감찰을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김 부장검사는 "이 사건은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민감한 사건인데도 (여운국) 차장은 필자에게 수사 경험이 없는 어린 A 검사에게 배당하라고 지시했다"며 "'이게 무슨 직권 남용이냐'면서 자신이 미리 찾아놓은 판례 등 직권 남용의 성립을 부정하는 자료들을 A 검사에게 건네줬다"고 비판했다. 이 전 지검장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검찰총장의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사건의 경우 입건을 강제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공판검사를 위한 참고자료로 일선 재판부의 인적사항과 과거 판결 등을 정리한 것을 두고 사찰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부장검사는 "입건 여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면 다른 검사에게 검토를 시키고, 또 부정적 의견을 내면 또 다른 검사에게 검토를 시키는 식으로 여러 검사를 거쳤다"며 "입건 명령이라도 하겠다고 성화를 부려 어쩔 수 없이 입건을 했다고 하길래 농담인 줄 알았다"고 꼬집었다.

인사 전횡에 대해서도 김 부장검사는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공수처 구성원들은 공무원이 아니라 인력시장에 나와 있는 잡부와 같은 심정으로 지낸다"며 "어떤 조직이라도 인사 이동의 기준·시기 정도는 대충이라도 예측이 가능해야 정상인데, 아무도 모르는 인사가 수시로 난다"고 적었다. 이어 "그러니 분란이 끊이질 않고 퇴직자가 속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수처는 김 부장검사의 기고문 게재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김진욱 공수처장은 오늘 김 부장검사가 기고 내용을 처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채 법률신문에 게재한 규정 위반 행위에 대해 감찰을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가 기고를 하는 과정에서 법과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징계위원회 회부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개인 자격으로 김 부장검사를 다른 수사기관에 고소하기로 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표해 명예를 훼손하고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여 차장은 "공수처 수사 및 운영 책임자 중 한 명으로서 조직 구성원의 일탈을 예방하지 못한 데 대해선 지휘 책임을 통감하지만, 불명확한 타인의 전언이나 근거 없는 내용을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고 공무상 비밀을 누설해 개인과 기관의 명예를 훼손하고 구성원의 사기를 떨어뜨린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맞받아쳤다.

출범 3년째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공수처에 내홍까지 발생하면서 존립 위기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그동안 청구했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자, 수사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수사 부서를 확충하는 등 직제 개편에도 나섰다. 그러나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줄사표가 이어진 데 이어 내부 폭로까지 터져나오는 등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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