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부장검사 “공수처 차장이 정치 편향”···공수처는 해당 부장검사 감찰 착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제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현직 부장검사가 외부 칼럼을 통해 공수처의 여운국 차장이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 수사에 대해선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에 대해선 사실상 ‘입건’을 강요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공수처는 해당 부장검사가 내부 규정을 어겼다며 감찰에 착수했고, 여 차장은 칼럼에 허위사실이 있다며 형사고소를 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2021년 출범 이후 수사력 부재로 각종 내우외환을 겪어왔다. 그런데 급기야 공수처 수뇌부와 공수처 소속 현직 부장검사가 공개적으로 드잡이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공수처는 29일 입장문을 통해 “김진욱 공수처장은 오늘 김명석 공수처 수사1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실시할 것을 인권감찰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문제삼은 것은 오는 30일자 법률신문 ‘목요발언’ 코너에 실릴 김 부장검사의 ‘정치적 편향과 인사의 전횡’ 제목의 칼럼이다. 김 부장검사는 해당 칼럼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과 관련해 여 차장이 “‘이게 무슨 직권남용이냐’면서 자신이 미리 찾아놓은 판례 등 직권남용의 성립을 부정하는 자료들을 A 검사(담당 검사)에게 건네주며 검토보고서 작성을 지시하였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공수처에 입직하기 전 일이라면서 여 차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사건에 대해선 “입건 여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면 다른 검사에게 검토를 시키고, 또 부정적 의견을 내면 또 다른 검사에게 검토를 시키는 식으로 여러 검사를 거치다가 ‘입건 명령’이라도 하겠다고 성화를 부려 어쩔 수 없이 입건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검사의 주장은 여 차장이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수사는 적극적으로, 유리한 수사는 소극적으로 지휘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공수처 윤리강령 제21조가 ‘공수처 검사가 직무와 관련된 사항에 관하여 (중략) 그 내용이나 의견을 기고·발표하는 등 대외적으로 공표할 때는 처장에게 미리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기고 내용을 신고하지 않았다”며 “공수처는 김 부장검사가 기고를 하는 과정에서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관련 법과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징계위원회 회부 등 엄정 처리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이와 별도로 여운국 차장은 김 부장검사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표해 명예를 훼손하고,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오는) 30일 김 부장검사를 타 수사기관에 고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명확한 타인의 전언이나 근거없는 내용을 최소한의 사실확인도 없이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고, 공무상 비밀을 누설해 개인과 기관의 명예를 훼손하고 구성원의 사기를 떨어뜨린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판단해 형사고소를 결정했다”고 했다. 다만 “여 차장은 공수처 수사 및 운영의 책임자 중 한명으로 조직 구성원의 일탈을 예방하지 못한데 대해선 지휘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공수처는 “김 처장과 여 차장은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며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해서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이 국민꼐 대한 미자막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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